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한 번째 이야기 -
“하여간 마녀, 마녀 원마녀.”
대연이 볼을 부풀리지만 주연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동생이 여자 친구랑 있는 게 그렇게 배가 아프냐?”
“응.”
주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대연이 난감해 한다.
“응?”
“부럽다고.”
주연의 눈이 슬프게 빛난다.
“나는 이렇게 골 깨지게 연애를 하고 있는데 너희는 행복하기만 하잖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말이야. 너희가 질투가 나더라.”
“누나.”
“그렇다고 그런 표정은 짓지 마.”
주연이 징그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너희보다 더 예쁜 사랑 할 자신 있거든.”
“네.”
대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엄마는?”
“일이 있으시다고 잠시 나가셨어.”
“그래.”
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이 시간에는 왜?”
“화영아.”
태경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네?”
“일단 뭘 좀 마시자.”
“아, 네.”
태경이 지갑을 들고 카운터로 간다.
“오빠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시기에, 이리 비싼 카페에 오시자고 하셨어요? 그냥 병원에서 하셔도 될 것을.”
“아니야.”
태경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돈을 떠 안고 죽는 것도 아니니 말이야.”
“오빠.”
“오늘 병원에 다녀왔다.”
“저도요.”
“아니.”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내가 검사를 했어.”
“네?”
화영의 눈이 커다래진다.
“무, 무슨 검사요?”
“그냥 위가 좀 안 좋은 거 같아서 말이야.”
태경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 나왔어.”
“뭐, 뭐래요?”
“후우.”
태경이 깊은 한숨을 쉰다.
“우리 뭐 재미있는 거 없을까?”
“응?”
병환이 혜지를 바라본다.
“재미 있는 거라니?”
“아니.”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우리 너무 똑 같은 것만 하는 거 같지 않아?”
“똑 같은 거?”
“응.”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매일 만나면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거나, 주말이면 영화 보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책 보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가끔씩 놀이공원 가고 밥 먹고 집에 바래다 주기 밖에 안 하잖아.”
“흐음.”
정말 혜지의 말을 들으니 너무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었다.
“우리 돈도 장난 아니게 깨지고 말이야. 밥을 그렇게 비싼 곳에서만 사먹으니, 비싼데서 안 사먹어도 밖에서 사먹으면 돈이 장난이 아니잖아.”
“그렇지.”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
“응?”
혜지가 싱긋 웃는다.
“우리 결혼하자.”
“겨, 결혼?”
병환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가, 갑자기 결혼이라니 왜?”
“갑자기라니?”
혜지가 싱긋 웃는다.
“오빠.”
“응?”
“사실은 나 어머님 만났어.”
“어머니를?”
“응.”
혜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토스투어는 맛있어.”
“그러니까.”
혜지와 주연이 열심히 토스트를 먹고 있을 때.
‘Rrrrr Rrrrr’
“혜지야 너 전화 왔다.”
“어.”
혜지가 쟁반에 토스트를 내려놓고 재빨리 전화를 든다. 액정을 본 혜지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왜 그래?”
주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혜지를 본다.
“어머니.”
혜지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네 어머니?”
“아니.”
혜지가 고개를 젓는다.
“병환 오빠.”
“병환이 오빠 어머니?”
“응.”
혜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빨리 받아.”
“응.”
혜지가 슬라이더를 연다.
“여보세요?”
“혜지냐?”
“예, 어머니.”
“오늘 시간 좀 있니?”
“오늘이요?”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시간 있습니다.”
“그래, 잘 되었구나. 내가 마침 서울에 갈 일이 있으니, 학교 근처로 가서 다시 전화 넣으마.”
“알겠습니다.”
“그래.”
전화가 끊기고 혜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왜?”
“얼굴 좀 보자고 하시는데?”
“왜 또?”
“글쎄?”
혜지가 살짝 불안한 기색으로 주연을 본다.
“또 너랑 병환 오빠 헤어지라고 말씀하시려고 오시는 거 아니야? 지난 번에도 그러셨잖아?"
“그 떄 허락 받았어.”
“그래도.”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어떻게 마음이 변했을 지도 모르잖아.”
“후우.”
혜지가 한숨을 내쉰다.
“모르겠다.”
“오빠한테 안 알려 줘?”
“응?”
혜지가 주연을 바라본다.
“누구?”
“병환이 오빠.”
“됐어.”
“왜?”
혜지가 고개를 젓자,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혜지를 바라본다.
“그래도 자기 어머니를 만나는 건데, 그 정도는 알려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뭐, 오빠가 알아야 하는 일이면, 어머니도 분명 오빠에게까지 전화 했을 거야. 그러면 오빠가 먼저 전화를 할 거고, 어머니가 딱히 원하시지 않는 건데, 내가 먼저 하고 싶지는 않아.”
“얼씨구.”
주연이 가볍게 혜지를 흘겨본다.
“아주 잘 났어요.”
“내가 좀 그렇지?”
“뭐?”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응?”
주연이 빨대를 빼고 혜지를 바라본다.
“뭘 어떻게 해?”
“이번 주말 아니야?”
“어?”
“너 벌써 수요일이야.”
“응.”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너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주연은 아무런 말도 없다.
“너 결정은 내린 거야?”
“아니.”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 내리지 못했어.”
“
“너무 어렵잖아.”
주연이 중얼거리듯 말한다.
“이런 거 너무 힘들잖아.”
“주연아.”
“알아 나 때문인 거.”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그래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잖아.”
“미치겠다.”
혜지가 주연의 손을 잡는다.
“혜지야.”
“미치겠어, 너 때문에.”
혜지가 주연의 손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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