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7. 23:14

 

 

우리, 사랑해! Season 4

 

- 쉰네 번째 이야기 -

 

 

 

, 결혼?

 

.

 

수화기를 타고 흐른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결혼이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너 병환 오빠에게 프러포즈라도 받은 거야? 그런 거야?

 

아니.

 

혜지의 너무나도 단순한 대답에 잠시 승연인 당혹스러웠다.

 

아니, 프러포즈도 받지 못했는데 갑자기 왠 결혼이야?

 

오빠 어머니께 프러포즈 받았어.

 

시어머니한테?

 

.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네 결혼 생활의 행복은 일단 보장 받은 거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

 

승연은 웃음을 스며 나왔다.

 

그래서 전화 한 거야?

 

.

 

그래.

 

국제 전화 비싸다고 이메일이나 가끔 생각 날 때 한 두통 보내고, 지내는 이런 친구가 그래도 아직 단짝이라고 결혼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것을 보며 승연은 가슴이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결혼은 언제야?

 

?

 

가려고.

 

?

 

?

 

승연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 결혼이라면 몰라도, 너의 결혼에는 내가 꼭 가야지 안 그래? 우리가 그냥 친구 사이도 아니고 말이야.

 

.

 

혜지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나도 모르지, 우리 엄마한테도 말을 안 했으니까.

 

, 이거 영광인데?

 

그렇지?

 

.

 

승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결혼 날짜 정해지면 다시 전화 해주라. 갈 수 있으면 가고, 못 가면 부조라도 확실히 할 테니까.

 

오케이.

 

승연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요금 많이 나오니까 끊자.

 

그래.

 

전화가 끊기고 승연은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 왔다.

 

무슨 전화야?

 

?

 

새로운 룸메이트인 나타샤가 고개를 갸웃하며 승연을 본다.

 

린지 너, 그렇게 밝게 웃는 보습 거의 볼 수 없잖아. 오늘은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이번에 결혼을 한데.

 

우와.

 

나타샤의 눈이 동그래진다.

 

너 아직 18살 밖에 되지 않았잖아!

 

한국 나이로는 19살이고, 내 친구들은 20살이야. 충분히 결혼할 수 있는 나이라고.

 

그래도.

 

나타샤의 눈에 동경의 빛이 가득했다.

 

그 나이에 벌써 결혼이라니 부럽다.

 

부럽긴.

 

승연이 고개를 젓는다.

 

결혼은 고생길 시작이라고.

 

어머, 린지. 네가 뭘 모르는 구나?

 

?

 

나타샤가 미소를 짓는다.

 

결혼을 하고 나서야 여자는 진정한 여자가 된다고.

 

얼씨구?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야.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부럽긴 하네.

 

그렇지?

 

.

 

승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우리는 철부지 고등학생 같은데.

 

.

 

나타샤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 우리가 이렇게 어른이 될 지 누가 알았니?

 

그러게.

 

승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그런 기념에 우리 샴페인 마실래?

 

?

 

승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왜 이야기가 그렇게 전개가 되는 거야?

 

아무렴 어때?

 

나타샤가 싱긋 웃는다.

 

그냥 즐기면 돼지.

 

그래.

 

승연도 싱긋 웃는다.

 

우리가 그 사람들 몫까지 축하하면 되는 거니까.

 

!

 

두 여자의 샴페인 파티는 밤새도록 계속 되었다.

 

 

 

승연이 정말 좋아하네?

 

당연하지.

 

주연이 눈을 감고 꿈결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네가 이제 아줌마라니.

 

?

 

혜지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 아줌마라니?

 

아니야?

 

그럼!

 

혜지가 못을 박듯이 단호히 말한다.

 

내가 아직 스무 살인데 무슨 아줌마야.

 

후후후.

 

주연이 낮게 웃는다.

 

결혼하면 다 아줌마거든요.

 

아니거든.

 

혜지가 울상을 짓는다.

 

나 벌써부터 아줌마 소리는 듣기 싫다고.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원주연!

 

메롱.

 

두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캠퍼스를 뛰어 다녔다.

 

 

 

정말 나랑 결혼해 줄 거야?

 

으음.

 

혜지가 싱긋 웃는다.

 

그 프러포즈를 어머니가 아닌 오빠에게 들었다면, 사실 고민을 했을 지도 몰라. 하지만, 하지만 어머니에게 들은 프러포즈니까, 어머니의 진심이 담겨 있던 프러포즈니까, 나 허락할래! 나 오빠랑 결혼할래.

 

정말?

 

.

 

승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뭐 오빠도 나쁘지 않고.

 

사실은 반대여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렴 어때?

 

혜지가 어깨를 으쓱한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야?

 

그래, 좋은 게 좋은 거다.

 

두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저기 서우 씨.

 

?

 

열심히 일에 몰두하던 서우가 고개를 들자 울상을 짓고 있는 소은이 보인다.

 

우리 정말 박 대리님께 괜히 이야기 했나 봐요?

 

왜요?

 

오늘도 야근이었잖아요.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그저께도 야근, 어저께도 야근, 그리고 설마, 설마, 설마 했던 오늘마저도 이렇게 야근을 하고 있잖아요.

 

그 정도야 봐줘야죠. 오늘 병환이 녀석 그렇게 고생한 것도 있고 말이에요. 이 정도는 참아요.

 

그래도 억울하잖아요.

 

소은이 볼을 부풀린다.

 

가장 친한 친구잖아요. 그래서, 그래서 이야기해 준 건데, 그렇게 뒤통수를 퍽 하고 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뒤통수 친 건 아니죠.

 

서우 씨!

 

맞아요!

 

서우가 싱긋 웃는다.

 

뒤통수.

 

아무튼 야근은 너무 싫단 말이에요.

 

소은이 자신의 의자에 털썩 앉는다.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방법이요?

 

.

 

흐음.

 

서우가 미소를 짓는다.

 

그냥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거에 만족하면 안 돼요?

 

하여간.

 

소은이 서우를 가볍게 흘겨 본다.

 

항상 말로 그냥 넘어 가려고 하고 말이에요.

 

푸하, 그게 내 특기거든요.

 

.

 

소은이 싱긋 웃는다.

 

그냥 넘어가주는 대신에 맛있는 야식, 서우 씨가 한 번 거하게 쏘시는 거 어때요? 그러면 풀릴 거 같은데.

 

.

 

서우가 미소를 짓는다.

 

소은 씨 뭐 먹고 싶어요?

 

글쎄요?

 

소은이 고개를 갸웃한다.

 

나는 그냥 입이 궁금한데.

 

그러면 우리 치킨 먹을까요?

 

그것도 좋구요.

 

그러면 치킨 시킬게요.

 

.

 

서우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기를 꺼낸다.

 

몇 마리 시킬까요?

 

흐음.

 

소은이 검지를 문다.

 

두 마리요!

 

.

 

서우가 미소를 지으며 전화기를 귀에 가져 간다.

 

, 여기가요.

 

서우가 열심히 주문을 한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러니까요.

 

소은이 미소를 짓는다.

 

거기 치킨 맛있기로 소문 났잖아요.

 

.

 

이렇게 단 둘이 먹어 본 건 처음이네.

 

?

 

갑작스러운 서우의 느끼한 말투에 소은이 당황한다.

 

, 왜 그래요?

 

왜 이러긴요?

 

서우가 느끼한 미소를 짓는다.

 

회사에 아무도 없을 텐데.

 

어머?

 

소은의 볼이 붉어지는 순간.

 

벌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