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여덟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26. 23:04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여덟 번째 이야기 -

 

 

 

우리 말이에요.

 

.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선재 씨.

 

그냥요.

 

선재가 주연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냥 갑자기 이 이야기가 하고 싶었어요.

 

갑자기 왜요?

 

그러니까요.

 

선재가 씩 웃는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선재 씨.

 

사랑해요.

 

!

 

주연의 눈이 커다래진다. 평소에는 이렇게 대담하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선재였다.

 

진심이에요.

 

선재 씨.

 

이제 가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많이 늦었어요.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선재 씨 미안해요.

 

선재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아.

 

선재의 집을 나서면서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원주연, 너 뭐하는 짓이냐?

 

갈팡질팡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이 참 미웠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후우.

 

Rrrrr Rrrrr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성기다.

 

흐음.

 

주연이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하아.

 

선재가 남은 와인을 병 째로 모두 다 마신다.

 

주연 씨.

 

선재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다.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거예요.

 

선재가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나 너무 아픈데, 너무 아픈데.

 

선재가 무너지듯 의자에 주저 앉는다.

 

나 너무 많이 아파요. 그래요. 그런데 주연 씨는 도대체 왜.

 

선재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후우.

 

그리고 그 눈물이 떨어진다.

 

 

 

?

 

혜지의 어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혼수를 하지 말자고?

 

아니.

 

혜지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빠도 그냥 집을 사는 게 더 좋다고 하잖아.

 

그래도.

 

혜지의 어머니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그 댁 어른들도 허락 하신 거야?

 

, 아직.

 

그런데 무슨.

 

혜지의 어머니가 가볍게 눈을 흘긴다.

 

너 혼수 정도 할 돈은 있어.

 

아니 솔직히 나도 혼수 보다는 집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어른들 생각은 달라.

 

?

 

혜지가 볼을 부풀린다.

 

?

 

아무리 혼수가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거라고 해도 다들 하는 거잖니? 그거 가지고 파혼도 하는 판국인데, 그래도 그 분들이 어른인데 대접을 해드려야 하는 거 아니겠니? 혼수 해야 돼.

 

나는 싫어.

 

?

 

솔직히 그게 뭐야?

 

혜지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그냥 집 사는 돈 반반 보태고, 필요한 가구들 사오면 되는 거지.

 

으유.

 

혜지의 어머니가 혜지의 손을 잡는다.

 

이 어린 걸 어찌 시집을 보내누.

 

, 엄마.

 

아니다.

 

혜지의 어머니가 고개를 젓는다.

 

일단 그 댁 어른들 말씀을 듣고.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혜지가 시키든?

 

아니요.

 

병환이 고개를 젓는다.

 

솔직히 그게 더 낫잖아요.

 

흐음.

 

병환의 어머니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게 더 나은 건 아는데.

 

그런데요?

 

그래도 어른들이 있지 않니?

 

어머니.

 

나 혼자 몸이면 필요 없다고 하겠다.

 

그러면.

 

하지만 친척 어른들이 계시지 않니?

 

병환의 어머니가 병환의 얼굴을 본다.

 

그게 돈이 꽤나 든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가벼운 것들 하는 게 낫지 않겠니?

 

요즘에는 다들 혼수 안 하는 게 대세에요.

 

그래도.

 

병환의 어머니가 살짝 아래 입술을 깨문다.

 

그러면 간단하게 백화점 상품권 20만원 씩만 준비하라고 해라.

 

어머니.

 

병환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몇 분께나 드리려고요?

 

한 서른 분?

 

그 돈이 얼마인데요?

 

.

 

병환의 어머니가 엄한 표정을 짓는다.

 

다들 그거보다 비싼 혼수 아무 말 않고 해 와. 그리고도 남는 돈이면 집을 사는데 보태건 무얼 하건 신경 쓰지 않으마.

 

.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혜지에게 그렇게 전할게요.

 

그래.

 

 

 

얼마?

 

혜지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600만원.

 

병환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살짝 혜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 병환도 그 금액이 기가 막힌 모양이었다.

 

그 큰 돈을?

 

친척이 꽤나 계셔.

 

홀어머니시잖아.

 

그래도 시댁 어른들 다 챙겨야 한대.

 

.

 

혜지가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 집 사는데 돈을 어떻게 보태?

 

그러니까.

 

병환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 형님.

 

어머, 선재 씨.

 

동생 아니야.

 

그 순간 선재의 목소리가 들리자 혜지와 병환이 모두 고개를 든다.

 

선재 씨 어쩐 일이세요?

 

케이크 좀 사가려고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아 들었습니다.

 

선재가 병환에게 손을 내민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형님.

 

고마워.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두 분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시길래 그렇게 심각하시던 거예요?

 

?

 

, 그게요.

 

혜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혼수 때문에요.

 

혼수?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뭐예요?

 

.

 

병환이 웃음이 나오는 것을 겨우 막는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할 때 신부 쪽에서 신랑 쪽 가족을 위해서 몇 가지 물건들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아 그래요? 그런데 왜 그렇게 심각한 거예요?

 

돈이 꽤나 비싸서요.

 

혜지가 한숨 섞인 대답을 풀어 낸다.

 

얼마나 드느데요?

 

, 그게요.

 

그냥 다 말해.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600만원이요.

 

600만원이요?

 

비록 선재는 가인이 회장으로 있기는 했지만 600만원이라는 돈이 그렇게 적은 돈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원래들 그렇게 많이 해요?

 

이건 적은 거예요.

 

혜지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부담이 크네요.

 

혼수는 무어로 하는 건데요?

 

보통은 옷 막 그런 걸로 하는데 우리는 백화점 상품권으로 하려고요.

 

.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면 제가 싸게 드릴 수 있는데.

 

?

 

선재가 싱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