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여섯 번째 이야기 -
“결혼이요?”
소은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우와.”
소은이 낭만적이라는 듯 병환을 바라본다.
“정말 결혼하시는 거예요?”
“네.”
병환이 살짝 머리를 긁적인다.
“그렇게 되었네요.”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언제쯤 결혼을 하는 거야?”
“그건 이제 차차 정해야지.”
병환이 생긋 웃어 보인다.
“아마 11월이나 10월 말 쯤에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 데?”
“그렇게 빨리요?”
“나이가 있잖아요.”
“부럽다.”
소은이 두 손을 모은다.
“주연 씨는 행복해요?”
“네?”
비닐봉투에서 장 보온 것들을 꺼내던 주연이 선재를 바라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행복하냐고요?”
“네.”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으니까.”
“그래요?”
선재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런데 그건 왜 물어요?”
“그냥이요.”
선재가 조금은 서글픈 표정을 짓는다.
“그냥 궁금했어요.”
“그게 왜 궁금했어요?”
“내가 주연 씨를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나.”
“?”
“내가 주연 씨를 속박하는 건 아닌가 해서요.”
“선재 씨.”
“우려였네요.”
선재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우리 맛있는 저녁 해 먹어요.”
“네.”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버지.”
“응?”
신문을 읽던 태경이 지연을 바라본다.
“왜?”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요?”
“어머니?”
“네.”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무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저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그렇겠구나.”
태경도 고개를 끄덕인다.
“너희 어머니는 참 좋은 분이셨어.”
태경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따뜻하고 착하고, 언제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그런 해맑은 사람이었지. 다른 사람들마저도, 우울했던 다른 사람들 마저도 네 어머니를 보고 나면 입가에 미소를 띄울 수가 있었으니까.”
“그런 분이셨군요.”
“참 좋은 사람이었다.”
태경의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내가 만난 여자 중에 두 번째로 좋은 사람이었어.”
“두 번째요?”
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럼 첫 번째는?”
“그건.”
태경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지연을 바라본다.
“이 아버지의 비밀로 두어도 되겠니?”
“아, 네.”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고.”
태경이 시계를 보고, 약을 먹는다.
“지연아.”
“예.”
“내일 퇴원하자.”
“!”
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 아버지.”
“괜찮다.”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너도 학교 가고 싶지 않니?”
“아버지.”
“응?”
지연의 표정이 진지하다.
“아버지, 아버님이 입원하시지요.”
“!”
“치료.”
지연의 슬픈 표정을 짓는다.
“치료를 받으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다만 그래도 병원에만 있어주십시오. 제 마음이 그래야지 조금이라도 더 편합니다.”
“지연아 그 돈은.”
“내가 낸다.”
“!”
그 순간 들리는 목소리에 태경이 고개를 돌린다. 영우가 서있다.
“너.”
“그 돈은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영우가 고개를 젓는다.
“지금 이 병실.”
“?”
“누가 돈을 낸다고 생각을 하냐?”
“이 1인실이 하루 얼만지 아냐?”
“!”
태경의 눈이 커진다.
“그, 그러면 지금 이 병실, 그 사람이 보상금이라고 주고, 그렇게 우리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거냐?”
“내가 이거 때문에 얼마나 고생한 줄 아냐?”
“!”
태경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 그럼.”
“그러니까 입원하자.”
태경이 입을 다문다.
“
“싫다.”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여태까지 그랬다면 더더욱 못 해.”
“내가 네 의사야.”
영우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태경을 바라본다.
“너 의사로써 보았을 때 얼마 안 남았다.”
“!”
태경의 얼굴이 굳는다.
“그러니 입원하자.”
“왜?”
“너 죽어.”
태경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지연이, 지연이 쟤가 너 죽은 거 봤을 때 무얼 할 수 있겠냐?”
태경의 눈길이 지연에게 머문다.
“이건 너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지연이를 위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지도 몰라.”
“후우.”
태경이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 6인실로 머물래.”
“됐다.”
영우가 단칼에 거절한다.
“지연이 매일 네 곁에서 머물게 뻔 해.”
태경이 지연을 살짝 바라본다.
“그런데 거기 어디서 자라고?”
“집에 가야지.”
“싫습니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지연이 끼어 든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만큼 더더욱 아버지 곁에 있겠습니다.”
“들었지?”
“후우.”
태경이 다시 한 번 깊은 한숨을 내쉰다.
“지연아.”
“아버지가 어떤 모습이던 저는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지연의 눈이 애처롭다.
“그러니 제발.”
“태경아.”
두 사람의 눈길이 모두 태경을 향한다.
“그래.”
마지못해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진짜냐?”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연이를 위해서라니까.”
태경이 작게 미소를 보인다.
“알았지?”
“예.”
지연도 고개를 끄덕인다.
“입원이요?”
“응.”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되었어.”
“다행이네요.”
화영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빠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지연이. 어쩌지?”
“강한 아이잖아요.”
화영이 미소를 지으며 태경을 바라본다.
“오빠 닮아서.”
“그래, 그렇지?”
태경도 미소를 지어 보인다.
'☆ 소설 창고 > 우리, 사랑해!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여덟 번째 이야기] (0) | 2008.10.26 |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일곱 번째 이야기] (0) | 2008.10.25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8.10.24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네 번째 이야기] (0) | 2008.10.23 |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여든세 번째 이야기] (0) | 2008.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