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열네 번째 이야기
“제발, 제발 안 되겠니?”
“죄송해요.”
민용이 순재를 외면했다.
“아무리 아버지께서 그렇게 행동한다고 하시더라도, 제 마음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요.”
“하아.”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내가 너에게 그런 존재냐?’
“아버지.”
“후우.”
순재가 다시 한 번 한숨을 토해냈다.
“이 집 나가면 정말로 너와 나 인연 끝이다.”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지, 지금 뭐라고 말씀 하셨어요?”
“너와 나 부자의 연 끊고 싶으면 나가라고!”
“여, 여보.”
문희가 황급히 순재의 팔에 매달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는 집안에서 이런 일 일어나는 게 싫어.”
순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망신스럽다고.”
“아버지.”
민용 역시 순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제가 이렇게 빌게요.”
“그러니 나가라.”
순재가 엄한 눈으로 민용을 바라봤다.
“나와 부자의 연 끊고 싶으면 나가라고.”
“저 이제 서른도 넘었어요.”
민용이 아래 입술을 깨물며 말을 했다.
“저 이제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고요.”
“이거랑 어린 애가 무슨 상관이야?”
순재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이니 말리는 거야.”
“그러니까 아버지는 왜 저만 말리시냐고요?”
민용이 따지 듯이 물었다.
“윤호도 당연히 말리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민용아.”
“저는 억울해요.”
민용이 순재를 가만히 바라봤다.
“서운하다고요.”
“어쩔 수 없어.”
“예?”
“너는 삼촌이니까.”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단지, 다른 이유도 아니고 그저 그 이유만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놓치라는 말씀이세요?”
“다른 걸 찾으라는 거다. 조카와 괜히 아귀 다툼을 하지 말고 말이야. 당연한 일 아니겠어?"
“그러니까 왜 제가 포기하냐는 거죠.”
민용이 순재에게 물었다.
“윤호에게 포기 시켜도 되잖아요.”
“그 녀석은 포기를 몰라.”
“저돕니다.”
“아니.”
순재는 고개를 저었다.
“너는 포기를 참 잘 해.”
“아버지.”
“사실이잖느냐?”
문희는 가만히 두 사람을 바라만 봤다.
“애미와의 결혼도 포기한 거 아니냐?”
“아닙니다.”
“아니라고?”
“예.”
민용이 다소 작아진 목소리로 말을 했다.
“시작부터 어긋난 거라고요.”
“하.”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와 네 엄마 결혼 정말로 반대했다.”
“압니다.”
“그런데도 했어.”
“그러니 이혼 한다고요.”
민용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 때 반대하셨으니까 그 떄 원하시는 대로 도로 해드린다고요.”
“좋다.”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 끊자.”
“여보.”
“끊어!”
순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너랑 할 말 없다.”
“예.”
민용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도 아버지랑 할 말 없습니다.”
“너는 왜 그래?”
문희가 민용을 말렸다.
“어서 잘못했다고 해.”
“엄마, 내가 뭘 잘못해요?”
민용이 문희를 바라봤다.
“나는 잘못 한 거 하나 없어요.”
“그럼 네가 잘한 건 도대체 뭔데?”
문희가 특유의 목소리로 민용에게 물었다.
“너도 잘 한 거 하나 없잖아. 그러니 잘못했다고 해.”
“아니.”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뭘 잘못 했는데?”
“민용아.”
“엄마, 아버지 그만 좀 하세요.”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저 그렇게 어머니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행동 안 해요.”
“그래, 나가!”
순재가 매서운 눈길로 민용을 바라봤다.
“더 이상 너와 부자의 연 맺지 않을 테니까 당장 나가라고!”
“알겠습니다.’
“민용아!”
민용의 대답에 문희가 아연실색하며 외쳤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아버지가 원하시잖아요.”
민용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쩔 수 없죠.”
“민용아.”
“저 나가겠습니다.”
민용이 무표정한 눈길로 순재를 내려봤다.
“저 잡을 생각하지 마세요.”
“누가 널 잡아?”
“여보!”
“어서 가!”
순재가 고함을 쳤다.
“네 놈 면상도 보기가 싫어.’
“알았습니다.’
“민용아!”
“놔 둬.”
민용을 따라 일어서는 문희를 순재가 붙잡았다.
“왜요?”
“이렇게해서라도 보내야지.”
“네?”
순간 순재의 얼굴에 쓸쓸함이 묻어났다.
“찬성은 할 수 없잖아.”
“여보.”
“이렇게라도 아이가 하게 둬야지.”
“……”
문희는 가만히 순재를 바라봤다.
“당신도 많이 늙었어요.”
“그래.”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늙었지.”
“그 고집 이제 그만 부리면 안 돼요?”
“그래.”
순재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고집으로 겨우 사는 걸.”
“휴.”
문희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이해가 안 가요.”
“이해가 안 가도 어쩔 수 없지.”
순재가 문희를 바라봤다.
“이런 게 아버지와 자식인 걸.”
“하아.”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보.”
“응?”
“우리 이 집 팔까요?”
“왜 팔아?”
“어차피 준하도 외국에 나가 있고, 민호도 외국에 나가있고, 민용이랑 준이 애미도 나가 버린 다고, 윤호도 나간다고, 우리 둘 하고 애미만 같이 사는데 굳이 이 큰 집은 필요 없잖아요.”
“하아.”
순재가 한숨을 토해냈다.
“모든 게 변해 가는 군.”
“여보.”
“걱정하지 말아.”
순재가 문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할망구 혼자서 늙어 죽지는 안 할 테니까.”
“다행이네요.”
문희가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정말 집을 팔까?”
“그래요.”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둘과 애미만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
순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고.”
순재가 문희를 바라봤다.
“문희.”
“네?”
“고마워.”
순재가 문희의 손을 잡았다.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
그러는 문희도 별로 싫지는 않은 기색이었다.
“여보.”
“응?”
“우리 더 오래오래 함께 삽시다.”
“그래.”
순재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고.”
“그래요.”
문희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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