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열다섯 번째 이야기
“도련님.”
“형수?”
안방을 나오던 민용이 멈칫했다.
“왜요?”
“이야기할 시간 돼요?”
“글쎄요?”
민용이 시계를 바라보며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 데요”
“오래는 필요 없어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잠시만, 아주 잠시만 이야기하면 돼요.”
“뭐, 그러죠.”
자리에 앉은 민용은 가만히 해미를 바라봤다. 형이 있을 때는 언제나 든든한 그녀도 약간은 야위어 보였다.
“유자차예요.”
“고맙습니다.”
향긋했다.
“도련님.”
“네?”
“꼭 그러셔야 겠어요?”
“네?”
단도직입적인 해미의 말에 민용이 고개를 들어 해미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렇게 온 가족 가슴에 대못 박으셔야 겠냐고요?”
“미안해요. 형수.”
민용이 잔을 만지작 거렸다.
“나란 놈이 원래 이렇습니다.”
“하아.”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알아요. 제가 하는 것도 단순히 애미의 욕심이라는 걸요.”
해미는 연신 자신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그래도, 그래도 이왕이면 윤호가 행복한 게 더 좋잖아요.”
“형수.”
“나 돌리는 거 잘 못해요.”
해미가 고개를 들어 민용을 바라봤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항상 형수의 말을 안 듣긴 하지만 이 부탁은 정말 안 되겠네요.”
“진짜로요?”
“예.”
민용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형수 미안해요.”
“아니요.”
해미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기적이었던 걸요.”
해미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럼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부탁이요?”
“네.”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호야.”
“엄마”
남은 짐을 싸던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해미를 바라봤다.
“왜?”
“내가 도와줄 건 없어?”
“응.”
윤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아빠에게는 어떻게 말을 하지?”
윤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 아빠에게는 아무 말도 못 했는데.”
“괜찮아.”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빠도 이해를 할 거야.”
“그럴까?”
‘그럼.”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당연하지.”
“엄마.”
“응?”
“내가 잘하는 걸까?”
“어?”
갑작스런 윤호의 물음에 해미가 살짝 멈칫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궁금해서.”
윤호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내가 잘하는 건지 말이야.”
“잘하는 거 맞지.”
“정말?”
“응.”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감정에 충실한 거잖아.”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삼촌이랑 싸우는 거 싫어.”
“싸우는 거라고 생각하니?”
“그럼?”
“싸우는 게 아니야.”
해미는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윤호를 바라봤다.
“두 사람이 자기 감정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더 아플 거야.”
“정말?”
“응.”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이미 사랑 다 해 봤잖아.”
‘후우.”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나 삼촌이랑 이러고 싶지 않아.”
“윤호야.”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도 않아.”
윤호가 슬픈 눈으로 해미를 바라봤다.
“나 잘하는 거지?”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윤호를 안아준다.
“
“응.”
“너 엄마 아들이야.”
해미가 윤호의 등을 토닥였다.
“다른 사람 아무도 생각하지 마.”
“엄마.”
“너만 행복하면 되는 거야.”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그 일로 다른 사람들이 상처 입어도 크게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알아.”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 아프게 하면 안 되는 거 잘 알아. 하지만 네가 일단 웃어야지.”
해미가 윤호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일단 네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을 위로하잖아.”
“엄마.”
“일단 너부터 행복해져.”
해미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지. 그렇게 해야지만 너도 아프지 않아.”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잘 모르겠어.”
“그 누구도 잘 알지 못해.”
해미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모두 다 도전하는 거야.”
“도전.”
“이 집 나가면 엄마는 윤호 못 도와줘.”
“알아.”
“하지만 잘 해 낼 거야.”
해미는 미소를 지었다.
“내 아들이니까.”
“고마워.”
“음음, 고맙긴.”
해미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들을 위해서 이러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나 어릴 적에는 엄마가 정말로 싫었어.”
윤호는 슬픈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늘 엄마는 나보다 형이 우선이었으니까.”
“윤호야.”
“알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나와 형 중 어느 한 사람을 더 좋아한 적이 없다는 거.”
윤호가 씩 웃었다.
“요즘들어 알고 있어.”
“다행이네.”
“다행이지.”
윤호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나 삼촌이랑 많이 싸울 지도 몰라.”
“그래.”
“그러면 엄마가 생각하는 것 보다 나쁜 윤호가 될 지도 몰라.”
“괜찮아.”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더욱 꼭 윤호를 안아준다.
“아무리 나쁜 윤호라도 엄마가 이렇게 기다리잖아.”
“엄마.”
“그리고 윤호 너는 착한 아이라서 나쁜 일 하지 않을 거야.”
“그럴까?”
“그럼.”
윤호의 자신 없는 물음에 해미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
“응.”
“사랑한다.”
“나도.”
해미의 눈에 살짝 눈물이 고였다.
“윤호 네가 원하는 건 꼭 너에게 올 거야.”
“그렇겠지?”
‘응.”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반드시.”
윤호는 더 꼭 해미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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