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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2 - [열여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9. 05:49

 

 

 

추억에 살다. Season 2

 

 

열여섯 번째 이야기

 

 

 

우와. 정말로 사진 작가예요?

 

.

 

어느 새 친해진 성현과 윤호였다.

 

되게 멋있다.

 

멋있긴.

 

하지만 성현 역시 윤호의 칭찬이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러면 막 모델이나 그런 사람들도 알고 그러는 거예요?

 

, 그렇지는 않아.

 

성현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사람들 보다는 자연이나 풍경을 찍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거든. 실제로도 더 많이 찍고.

 

그렇구나.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런 거 어렵지 않아요?

 

뭐가?

 

사진 찍는 거요.

 

안 어려워.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 마음이 가는대로 셔터를 누르는 건데.

 

좋은 사진이 안 나오잖아요.

 

좋은 사진?

 

성현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건 없어.

 

?

 

윤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성현을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좋은 사진은 없다고.

 

성현은 씩 웃었다.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야. 그리고 그런 사진은 어떤 기술적인 면에서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에 의해서 그렇게 찍히는 거라고.

 

그렇다면, 좋은 카메라는 크게 상관을 주지 않는 건가요?

 

그럼.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진실되고 그 사진을 얼마나 찍고 싶어하냐가 중요한 거야. 다른 건 상관 없어.

 

우와.

 

윤호는 얼굴 가득 감탄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지금 그 말씀은 그저 마음이라는 게 더 좋은 사진을 만든다, 그런 말인 거네요? 맞죠?

 

.

 

성현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때로는 전문 사진 작가가 찍은 것 보다 평범한 네티즌이 찍은 사진이 더 예쁘고 아름답게 보일 수가 있어. 그 모든 건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그 배경을 진실로 원하기 때문인 거지.

 

.

 

윤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형은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 형님으로 모실 게요.

 

나 참.

 

성현 역시 싫지는 않은 기색이었다.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부탁?

 

민용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형수도 참 대단해.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아.

 

그리고는 산등성이를 올랐다.

 

 

 

도련님 부탁이 있어요.

 

부탁이요?

 

.

 

민용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해미를 바라봤다.

 

무슨 부탁이요?

 

윤호랑 같이 살아줘요.

 

!

 

민용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무슨 말이세요?

 

말 그대로에요.

 

해미의 얼굴은 진지했다.

 

윤호랑 같이 살아달라는 말이에요.

 

형수.

 

두 사람 모두 안 어긋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거 알고 있잖아요.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동서에게도 이미 부탁했어요.

 

?

 

민용의 눈이 커다래졌다.

 

, 신지에게도 이미 연락을 했다고요?

 

.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신지는 뭐라고 그래요?

 

어쩔 수 없죠.

 

해미가 어깨를 으쓱했다.

 

준이를 우리가 키우지는 못하니까요.

 

.

 

순간 민용의 얼굴에 아차하는 기색이 스쳤다.

 

그렇다면?

 

.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서도 좋다고 하더군요.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형수 참 대단해요.

 

이제 알았어요?

 

아니요.

 

민용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해요.

 

도련님.

 

?

 

어떤 것이든지 후회 없는 선택을 하세요.

 

!

 

알았죠?

 

민용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나는 아무도 아프지 않기를 바라요.

 

해미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알고 있어요. 누군가는 다쳐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해미가 민용을 바라봤다.

 

그게 내 아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은 너무나도 이기적이라는 거 알아요.

 

형수.

 

삼촌이라도 상관 없어요.

 

해미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다만 동서나 서 선생님은 아니었으면 해요.

 

!

 

이해하죠?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윤호 아직 어린 애에요.

 

민용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많이 아프게는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형수.

 

고마워요.

 

해미가 씩 웃었다.

 

역시 도련님은 말이 잘 통한다니까요.

 

그런데 형수.

 

?

 

정말 내가 이겨도 괜찮은 건가요?

 

이긴다.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 선생님이 도련님을 택하는 걸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

 

그런 건 상관 없어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저 두 여자가 다치지 않기를 원할 뿐이에요.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해요.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합니다.

 

부탁입니다.

 

.

 

해미의 눈이 가늘게 흔들렸다.

 

 

 

하아.

 

민용은 힘겹게 산등성이를 올라갔다.

 

무슨 이런 곳에 집이 있어?

 

민용은 연실 투덜거리며 계속 언덕을 올라갔다.

 

 

 

신지야 왜 그렇게 안절부절해?

 

?

 

민정의 물음에 신지가 살짝 놀라며 민정을 바라봤다.

 

?

 

, 아니.

 

민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신지를 바라봤다.

 

무슨 일 있어?

 

. 아니.

 

아닌 게 아닌데?

 

민정이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야?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신지야.

 

신지는 민정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