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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2 - [열여덟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0. 19:20

 

 

 

추억에 살다. Season 2

 

 

열여덟 번째 이야기

 

 

 

어머니.

 

? 애미야.

 

해미가 무거운 표정을 보며 문희를 바라봤다.

 

정말로 죄송해요.

 

뭐가?

 

문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해미를 바라봤다.

 

집에 또 무슨 일이 있는 게냐? 준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무슨 일이야?

 

문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식탁에 앉았다.

 

?

 

도련님 보냈어요.

 

?

 

문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해미를 바라봤다.

 

다짜고짜 그게 무슨 말이냐? 민용이를 보내다니? 어디로? 어디로 그 아이를 보냈다는 거야?

 

동서가 있는 곳으로요.

 

!

 

문희의 눈이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당사자들이 풀어야죠.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냥 동서에게 보냈어요.

 

, 애미야.

 

그리고 준이도 두 사람에게로 보냈어요.

 

!

 

문희의 얼굴이 굳었다.

 

, 준이는 왜?

 

더 이상 어머니랑 아버지가 보실 수 없잖아요.

 

해미가 차근차근 말을 했다.

 

두 분 이제 나이도 들었고 준이에게도 엄마가 필요해요.

 

누구 마음대로!

 

문희가 고함을 질렀다.

 

왜 네가 마음대로 행동을 해?

 

어머니.

 

됐다.

 

문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건 몰라도 준이는 절대 안 돼.

 

그만 하세요.

 

해미가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서방님께 미안하다고 그러시면 안 되잖아요.

 

후우.

 

문희가 한숨을 토해냈다.

 

너는 몰라.

 

어머니.

 

그 어린 것에게 미안한 마음을.

 

문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원하지 않는 아이였어.

 

문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너무 늦은 나이에 그 아이를 가졌어.

 

어머니.

 

걔를 지우려고 약도 많이 먹었어. 언덕에서 구르기도 하고, 막일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그런데도 그 아이가 지워지지 않더라고, 매일 같이 하혈을 하고 내 남편도 다 죽는다고 했는데.

 

문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말 나는 그 아이에게 나쁜 엄마였어

 

, 어머니.

 

해미도 몰랐던 일이었다.

 

그래도 그 아이가 지워지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문희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가 지워졌다면 나는 정말 미쳤을 거야.

 

!

 

해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잘하는 거야.

 

어머니.

 

애미야.

 

문희가 해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과한 욕심인 거 안다.

 

“……”

 

하지만 나는 민용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머니.

 

알아.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윤호도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문희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 중 누가 아파야 한다면 윤호면 좋겠어.

 

하아.

 

해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순 없어요

 

애미야.

 

죄송해요.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아무리 어머니라도 안 돼요.

 

하아.

 

문희도 한숨을 토해냈다.

 

어째서 안 된다는 거냐?

 

?

 

해미가 눈을 크게 뜨며 문희를 바라봤다.

 

그걸 모르세요?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겠다.

 

저 역시 엄마니까요.

 

애미야.

 

죄송해요.

 

해미가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정말 죄송해요.

 

아니다.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네 말도 맞지.

 

문희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도 생각할 수는 없는 거니?

 

어머니.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네 말을 듣자꾸나.

 

고맙습니다.

 

하지만.

 

?

 

두 아이 모두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바라고 있어요. 어머니.

 

후우.

 

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쉬어라.

 

.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해미는 문희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 윤호야.

 

?

 

신지의 부름에 윤호가 문을 열었다.

 

왜요?

 

할 말이 있어.

 

?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할 말이요?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도 될까?

 

, 잠시만요.

 

윤호가 다시 문을 닫았다.

 

후우.

 

신지는 한숨을 토해냈다.

 

 

 

말해야 겠지?

 

그럼.

 

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윤호는 말해야 해.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런데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기는 해?

 

.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는 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우리 너무 복잡하다.

 

그러게.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왜 이럴까?

 

그러게.

 

민정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지야.

 

?

 

윤호가 어떨까?

 

글쎼?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싫다고 하겠지?

 

모르겠어.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윤호라면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머리 아프다.

 

미안.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어서 가서 말 해.

 

.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