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열여덟 번째 이야기
“어머니.”
“왜? 애미야.”
해미가 무거운 표정을 보며 문희를 바라봤다.
“정말로 죄송해요.”
“뭐가?”
문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해미를 바라봤다.
“집에 또 무슨 일이 있는 게냐? 준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무슨 일이야?’
문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식탁에 앉았다.
“응?”
“도련님 보냈어요.”
“응?”
문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해미를 바라봤다.
“다짜고짜 그게 무슨 말이냐? 민용이를 보내다니? 어디로? 어디로 그 아이를 보냈다는 거야?”
“동서가 있는 곳으로요.”
“!”
문희의 눈이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당사자들이 풀어야죠.”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냥 동서에게 보냈어요.”
“애, 애미야.”
“그리고 준이도 두 사람에게로 보냈어요.”
“!”
문희의 얼굴이 굳었다.
“주, 준이는 왜?”
“더 이상 어머니랑 아버지가 보실 수 없잖아요.”
해미가 차근차근 말을 했다.
“두 분 이제 나이도 들었고 준이에게도 엄마가 필요해요.”
“누구 마음대로!’
문희가 고함을 질렀다.
“왜 네가 마음대로 행동을 해?’
“어머니.”
“됐다.”
문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건 몰라도 준이는 절대 안 돼.”
“그만 하세요.”
해미가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서방님께 미안하다고 그러시면 안 되잖아요.”
“후우.”
문희가 한숨을 토해냈다.
“너는 몰라.”
“어머니.”
“그 어린 것에게 미안한 마음을.”
문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원하지 않는 아이였어.”
문희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너무 늦은 나이에 그 아이를 가졌어.”
“어머니.”
“걔를 지우려고 약도 많이 먹었어. 언덕에서 구르기도 하고, 막일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그런데도 그 아이가 지워지지 않더라고, 매일 같이 하혈을 하고 내 남편도 다 죽는다고 했는데.”
문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말 나는 그 아이에게 나쁜 엄마였어”
“어, 어머니.”
해미도 몰랐던 일이었다.
“그래도 그 아이가 지워지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문희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가 지워졌다면 나는 정말 미쳤을 거야.”
“!”
해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잘하는 거야.”
“어머니.”
“애미야.”
문희가 해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과한 욕심인 거 안다.”
“……”
“하지만 나는 민용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머니.”
“알아.”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윤호도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문희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 중 누가 아파야 한다면 윤호면 좋겠어.”
“하아.”
해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순 없어요”
“애미야.”
“죄송해요.”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아무리 어머니라도 안 돼요.”
“하아.”
문희도 한숨을 토해냈다.
“어째서 안 된다는 거냐?”
“네?”
해미가 눈을 크게 뜨며 문희를 바라봤다.
“그걸 모르세요?”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겠다.”
“저 역시 엄마니까요.”
“애미야.”
“죄송해요.”
해미가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정말 죄송해요.”
“아니다.”
문희가 고개를 저었다.
“네 말도 맞지.”
문희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도 생각할 수는 없는 거니?”
“어머니.”
“그래.”
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네 말을 듣자꾸나.”
“고맙습니다.”
“하지만.”
“네?”
“두 아이 모두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네.”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바라고 있어요. 어머니.”
“후우.”
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쉬어라.”
“네.”
해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해미는 문희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 윤호야.”
“네?”
신지의 부름에 윤호가 문을 열었다.
“왜요?”
“할 말이 있어.”
“네?”
윤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할 말이요?”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도 될까?”
“자, 잠시만요.”
윤호가 다시 문을 닫았다.
“후우.”
신지는 한숨을 토해냈다.
“말해야 겠지?”
“그럼.”
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윤호는 말해야 해.”
“하아.”
신지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런데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기는 해?”
“응.”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는 해.”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우리 너무 복잡하다.”
“그러게.”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왜 이럴까?”
“그러게.”
민정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지야.”
“응?”
“윤호가 어떨까?”
“글쎼?”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싫다고 하겠지?”
“모르겠어.”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윤호라면 이해할 것 같기도 하고.”
“후우.”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머리 아프다.”
“미안.”
“아니야.”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어서 가서 말 해.”
“응.”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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