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3
두 번째 이야기
“후우.”
신지와 민정의 방 앞에 선 민용이 일단 긴장감을 날리기 위해서 커다랗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제길.”
그리고는 작은 욕설.
‘똑똑’
“오빠야?”
“응.”
“들어와.”
“후우.”
민용이 한 번 더 심호흡을 하고 방으로 들어 섰다.
“서 선생.”
“이 선생님.”
민정이 살짝 민용의 눈을 피했다.
“일단 앉아.”
“아, 응.”
민용이 쭈뼛 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굉장히 민망한 자리라고나 할까? 자신이 버린 여성과 자신이 사모하는 여성이 지금 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너무나도 민망하고 미안한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윤호가 말 해 줬지?”
“대. 대충은.”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뭐가?”
“아, 아니.”
민용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결국에 이렇게 윤호 데리고 가는 거야?’
“뭐?”
신지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윤호 자기 발로 들어온 집이야.”
“그, 그래도.”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직 어린 아이잖아.”
“어린 아이?”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윤호 이제 다 컸어.”
“그러면?”
민용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다시 집으로 보내야지.”
“윤호 이제 어린 아이 아니야.”
신지가 민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정아.”
“어?”
“좀 나가 있을래?”
“아, 알았어.”
민정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 선생은 왜?”
“지금은 우리 둘 이야기잖아.”
“후우.”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 선생 내가 미안해요.”
“아, 아니에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두 분 이야기 나누세요.”
“그래.”
‘쾅’
“후우.”
민정이 나가자 신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정말 이럴 거야?”
“내, 내가 뭘?”
“왜 이렇게 유치하게 굴어?”
신지가 민용을 바라봤다.
“오빠 아무리 그래도 나랑 부부였어. 그리고 우리 이혼한지 지금 얼마나 지났는지 알아? 아직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아무리 그렇게 굴고 싶어도 좀 참으라고.”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너도 우스운 거 아니야?”
“뭐가?’
신지가 따지 듯이 물었다.
“내가 뭐가 너무한 건데?”
“윤호 말이야.”
“윤호가 뭐?”
신지가 민용을 바라봤다.
“내가 윤호를 어떻게 했는데?”
“집에 들여다 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
“웃기시네.”
신지가 코웃음을 쳤다.
“이제 윤호 어린 아이 아니야.”
“그러면?”
“이제 다 컸다고.”
“뭐가 다 커?”
민용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아이 이제 막 어른이 되었어. 아직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단 말이야.”
“그건 오빠 생각이고.”
“뭐, 뭐라고?”
“그건 오빠 생각이라고.”
신지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오빠, 오빠는 지금 많은 것들이 변했다는 걸 모르고 있어. 아직도, 아직도 바보처럼 추억에서만 살고 있단 말이야.”
“추억에 살고 있다고?”
“그래.”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 때와 같은 상황이야.”
신지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달라.”
“뭐가?”
“우리는 다들 어른이 되었어.”
“…….”
민용은 입을 다물었다.
“모두 어른이 되어 버렸지.”
“하지만.”
“인정해.”
신지는 단호히 말했다.
“오빠가 인정 해야 만 해.”
“후우.”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어.”
“뭘?”
신지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뭘 모르겠다는 거야?”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는 거.”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우리는 그대로 잖아.”
“아니.”
신지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달라졌어.’
“신지야.’
“나도 더 이상 오빠에게만 의지 하지 않잖아.”
“!”
“이 아이도 내가 키울 거야.”
신지가 배를 끌어 안았다.
“더 이상 오빠에게 도움 요청하지는 않을 거야.”
“후우.”
민용이 심호흡을 토해냈다.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거야?”
민용이 신지를 바라봤다.
“너랑 다시 살기를 원하는 거야?”
“아니.”
신지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런 동정은 싫어.”
“그러면?”
“인정만 해.”
“뭘?”
“이렇게 변했다는 거.”
신지는 기세를 누르 듯 민용을 바라봤다.
“오빠는 아직도 우리가 어린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하, 하지만.”
“인정해야 한다고.”
신지는 단호히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다시 제 자리에 돌 거야.”
“…….”
“그러기를 원 해?”
‘아, 아니.”
민용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달라졌으면 좋겠어.”
“그래.”
신지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나도 우리 관계가 달라졌으면 좋겠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그러면?”
“시간에 맡겨야지.”
“…….”
민용이 신지를 응시했다.
“무슨 말이야?”
“우리가 어른이라는 걸 직시해.”
“!”
“더 이상 어리지 않다고.”
신지가 가만히 민용을 바라봤다.
“오빠가 그렇게 계속 윤호가 어른이 되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네 사람은 결국 다시 파멸이 될 수 밖에 없을 거야. 그 사실은 나 뿐 아니라 오빠도 명확히 알아야 하는 거라고.”
“후우.”
민용은 한숨을 토해냈다.
“난 잘 모르겠어.”
“뭘?”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는 거.”
“오빠.”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시간이 흘렀잖아.”
“그런데?”
“2년이야.”
“…….”
“우리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고.”
“하아.”
두 사람 사이에서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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