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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3 - [열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4. 6. 21:08

 

 

 

추억에 살다.

 

 

Season 3

 

열일곱 번째 이야기

 

 

 

솔직히 말해서, 저 아직도 신지를 제 옆에서 두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선생님.

 

민정의 눈이 살짝 반짝였다.

 

정말이세요?

 

.

 

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함께 한 세월도 있잖아요.

 

그렇죠.

 

민정이 맞장구쳤다.

 

그런데 이제는 사랑할 수 없어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이세요?

 

왠지 그런 기분이 들어요.

 

민용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 사람이 아니라고 해야 할까요?

 

, 아니에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신지가 얼마나 이 선생님 좋아하는데요.

 

.

 

민용이 낮게 웃었다.

 

아니에요.

 

맞아요.

 

민정이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신지 정말 그렇다고요.

 

하아.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서 선생.

 

?

 

내가 더 잘 알아요.

 

!

 

살을 섞고 살았으니까.

 

, 이 선생님.

 

나는 남편이니까.

 

민용의 미소가 쓸쓸해 보였다.

 

신지 지금 그러는 거 그저 쓸 데 없는 자존심이에요.

 

, 자존심요?

 

.

 

민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저는 많이 부족하니까요.

 

, 하지만.

 

민정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신지는 정말로 이 선생님을 원해요.

 

후우.

 

민용이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어떤 의미로요?

 

?

 

민정이 눈을 깜빡였다.

 

, 어떤 의미라고 물으시면?

 

신지는 그저 준이의 아빠가 필요한 거예요.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 하지만 그게 맞는 거잖아요?

 

그렇죠.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는 제 아이니까요.

 

.

 

민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맞잖아요?

 

후우.

 

민용은 한숨을 또 한 번 토해냈다.

 

하지만 그거 알아요?

 

, 무얼요?

 

신지 이제는 나 없이 살 수 있어요.

 

민용의 미소가 슬퍼 보였다.

 

나는 중요치 않아요.

 

, 이 선생님.

 

민정이 입을 가렸다.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 기분이 들어요.

 

민용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신지가 갈 것 같다는 기분 말이에요.

 

, 어째서.

 

민정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모르겠다고요?

 

.

 

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그런 기분이 드는 거예요.

 

.

 

민정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서 선생.

 

민용의 눈은 진지했다.

 

내가 지금 농담하는 걸로 보여요?

 

, 아니요.

 

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 하지만.

 

진심이에요.

 

!

 

민정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지금 내가 갈 곳은 한 군데죠.

 

하아.

 

민정이 한숨을 토해냈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이제 알게 될 거예요.

 

민용의 눈이 쓸쓸히 빛났다.

 

.

 

흐음.

 

민정은 알 수 없다는 듯 미간을 모았다.

 

가죠.

 

, .

 

민정이 종종거리며 민용을 쫓았다.

 

 

 

준아.

 

?

 

준이가 윤호를 바라봤다.

 

?

 

준아 형아가 하나만 더 물어볼게.

 

.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

 

후우.

 

윤호가 살짝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준이를 바라봤다.

 

준아.

 

.

 

너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흐음.

 

준이가 살짝 입을 내밀었다. 고민하는 준의 버릇이다.

 

둘 다 좋아.

 

둘 다?

 

.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나 너무 좋아.

 

하아.

 

윤호가 다시금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면 안 되는 건데.

 

?

 

, 아니야.

 

윤호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준아.

 

?

 

너는 엄마 편 해야돼.

 

?

 

여자니까.

 

!

 

준이가 밝게 웃었다.

 

알았어. 기억하고 있을게.

 

그래.

 

윤호는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오빠도 분명히 나에게 돌아올 거야.

 

확신할 수 있어?

 

!

 

이 질문이 마음을 울렸다. 확신? 확신이라고?

 

하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 그런 확신이 도대체 왜 필요해.

 

필요 없다고?

 

그래.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두 사람은 이미 부부란 말이야.

 

이혼했지.

 

!

 

신지의 얼굴이 굳었다.

 

, 어째서 그런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거야?

 

신지야.

 

?

 

그 사람 너 행복하게 하지 못 하잖아.

 

!

 

신지의 눈이 커다래졌다.

 

, 얘가 점점.

 

진심이야.

 

!

 

나 진심이라고.

 

성현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진심으로 네가 좋아.

 

그만해.

 

신지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그만해.

 

, 신지야.

 

제발 그만해.

 

신지가 성현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