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해는 어떤 인물인지, 그 성격을 파악해보시오.
석탈해의 경우, 다른 어떤 왕들보다 그 지혜가 번뜩이는 존재가 아니었나 싶다. 자신의 특출난 재능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자신의 번뜩이는 재치를 이용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잘 드러나 있다.
(그곳에) 이레 동안 머물면서 성안의 살만한 곳을 살펴보니, 초승달 모양의 봉우리 하나가 있어, 오래도록 살 만하였다. 그래서 내려가 살펴보니 바로 호공의 집이었다. 그는 곧 계책을 써서 몰래 그 옆에다 숫돌과 숯을 묻고 다음날 이른 아침에 그 집에 가서 말하였다. “여기는 우리 조상이 대대로 살던 집이오.” 호공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이들은 다툼이 결판이 나지 않자 관청에 고발하였다. 관청에서 물었다. “무슨 근거로 너의 집이라고 하느냐?” 그가 말하였다. “우리 조상은 본래 대장장이였는데, 잠깐 이웃 고을에 간 사이에 그가 빼앗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땅을 파서 조사해 보십시오.” 탈해의 말대로 땅을 파보니 과연 숫돌과 숯이 나왔으므로 (그는) 그 집을 빼앗아 살게 되었다.[1]
또 다른 삼국유사의 번역본을 살펴보면, 토함산에 올라 석총을 만들고 7일을 머물렀다. 성안에서 가히 거주할 만한 땅을 살폈다. 세 개의 일월 같은 한 봉우리를 보았다. 지세가 가히 오래 갈 땅이었다. 이에 아래를 찾아보았더니 즉 호공의 집이었다. 곧 속일 계략을 꾸몄다. 그 집 옆에다 려탄을 몰래 묻었다. 아침에 문에 이르러 말하기를 ‘이 집은 우리 조대때 부터의 가옥이었다.’ 호공이 말했다. ‘그렇지 않다.’ 소송의 싸움이 결정되지 않았다. 곧 관에 알렸다. 관이 말하기를 ‘이 집이 네 집임을 무슨 증거가 있는가.’ 동이 말했다. ‘나는 본래 쇠 불릴 장인이었는데 잠시 이웃 마을에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그 사이에 이 집을 취해서 살았습니다. 바라건대 땅을 파서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했다. 과연 려탄이 나왔다. 이어 집을 취해 살게 됐다 [2].
이처럼 석탈해는, 자신의 지혜를 이용을 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찾고, 그 꾀로 자신의 고지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게다가, 어느 날, 토해가 동악에 올랐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인에게 마실 물을 떠오게 하였다. 그런데 하인이 물을 길어오면서 도중에 먼저 맛을 보고 바치자 잔이 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탈해가 꾸짖자 하인은 맹세하였다. “이후로는 가깝든 멀든 감히 먼저 물을 맛보지 않겠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잔이 입에서 떨어졌다. 이로부터 하인은 두려워하여 감히 속이지 못하였다.[3] 와 다른 번역본에 실려 있는 하루는 해가 동악을 토하듯 솟아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백의로 하여금 마실 물을 찾게 했다. 백의는 급수 중간에 먼저 맛보기 위해 나갔다. 그 뿔잔이 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떠들썩 난리가 났다. 백의는 맹세하며 말하기를 ‘이 후에 요에 가까이 가면 절대 먼저 맛보지 않겠습니다.’ 그런 후에 떨어졌다. 이로부터 백의는 두려워하여 복종했다. 감히 속이지 않았다.[4] 라는 구절을 살펴 보았을 때, 그에게는 신통력 역시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그에게 신통력이 있었다는 것은, 그가 단순히 자신의 얕은 꾀 만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자신의 능력도 가지고 있기에,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또한, 두 번째 사례에서 자신에게 불경한 짓을 저지른 신하에게 처벌을 하지 않고, 단순히 교훈을 일러주는 것으로 말미암아 그에게 꽤 훌륭한 인품이 주어져 있었다는 사실도 파악할 수 있었다. 즉, 벌 등 강력한 처벌을 요하기 보다는 작은 깨우침을 통해서 그의 신하를 일깨우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아, 평화적이면서 따뜻한 성격임을 알 수가 있다.
한 나라의 왕으로써 신통력과 꾀를 지녔지만, 단순히 엄한 것으로만 사람들을 다스리려고 하지 않고, 부드러움과 따뜻함도 함께 이용하여서 아래 사람들을 다스리려고 노력을 했던 것이, 바로 석탈해의 성격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1] 일연,
[2] 일연, 정욱 옮김, 《삼국유사 : 새로운 완역본 최신판》(서울 : 진한 M&B, 2007), PP. 83-84.
[3] 일연,
[4] 일연, 정욱 옮김, 같은 책,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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