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4
여섯 번째 이야기
“아직 진통은 아닙니다.”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예정일보다 한참이나 일찍 나오겠는 걸요?”
“네?”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여기 보세요.”
의사가 초음파를 가리켰다.
“지금 벌써 녀석이 다 커버린 것 같거든요. 녀석이 알아서 나오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겠죠.”
“하아.”
신지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럼 퇴원해도 되는 건가요?”
“네.”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너무 잘 먹었나 보다.”
“그래야지.”
심각한 신지와 다르게 민정의 표정은 밝았다.
“나도 빨리 아기 보고 싶다.”
“으.”
신지가 고개를 흔들었다.
“애 둘이 있으면 나 취업은 다 했다.”
“왜?”
“그냥.’
신지가 고개를 숙였다.
“나 성현이 잡을까?”
“어?”
민정이 신지를 돌아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솔직히 빠지지는 않잖아.”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아기가 있어도 상관 없다고 하고.”
“그게 이유야?”
“어?”
“그게 이유냐고?”
“…….”
신지는 입을 다물었다.
“모르겠어.”
“너의 행복 떄문이 아니면 아닌 거야.”
민정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래서 후회하고 있잖아.”
“민정아.”
신지가 민정을 바라봤다.
“너 민용 오빠가 좋지?”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다 보여.”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민정아 너 그냥 오빠 잡아.”
“아니.”
민정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싫어.”
“왜?”
“나 너 행복 꺠고 싶지 않아.”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나 정말 그런 거 싫어.”
“내 행복 신경 쓰지 마.”
민정이 신지의 손을 잡았다.
“너만 행복하면 돼.”
“신지야.”
민정이 신지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나 더 이상 이 선생님에 미련 없어.”
“일부러 그럴 필요 없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민정은 밝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정말 더 이상 미련 없어.”
“정말?”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너 이선생님 좋으면 잡아.”
“나 모르겠어.”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뭘?”
“내 마음을.”
신지가 민정을 바라봤다.
“어떻게 알 수가 있는 걸까?”
“나도 모르지.”
민정이 신지의 눈을 들여다 봤다.
“성현이 때문에 그렇구나?”
“…….”
“맞네.”
“응.’
신지가 작게 대답했다.
“그 녀석 고백 받으니까 떨려.”
“신지야.”
“나도 모르겠어.”
신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말 나도 모르겠어. 아무 것도, 정말, 정말로 모르겠어.”
“일단 진정해.”
민정이 신지를 토닥였다.
“우리 커피라도 마시고 가자.”
“그래.”
두 사람은 근처의 롯데리아로 들어갔다.
“마셔.”
“고마워.”
신지가 캬라멜 마끼아또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했다.
“후우.”
“이제 좀 진정이 돼?”
“응.”
신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낫다.”
“신지야.”
“응?”
“덜리면 잡으면 되는 거 아니야?”
“…….”
민정의 물음에 신지가 입을 다물었다.
“뭘 고민 하는 거야?”
“그러게.”
신지의 얼굴이 쓸쓸히 빛났다.
“고민할 게 없는데 고민이 되더라.”
“신지야.”
민정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너 그렇게 마음 고생 하면 아기에게 안 좋아.”
“하아.”
신지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알아.”
“그런데?”
“모르겠어?’
신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준이 동생으로 누군가를 택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러라는 게 아니야.”
“그럼?”
“네 마음을 알라는 거야.”
민정은 신지를 응시했다.
“그만 힘들라고.”
“후우.”
신지는 한숨을 토해냈다.
“나도 그만 힘들고 싶어.”
“그럼 한 사람을 정하면 되는 거잖아?”
“그게 안 된다니까.”
신지가 아래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
“나도 그래야 한다는 건 아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
“어렵네.”
“어려워.”
두 여자가 서로를 살짝 경계하며 바라봤다.
“형아.”
“응?”
윤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준을 바라봤다.
“뭐 먹고 싶어?”
“아니.”
준이 귀엽게 고개를 저었다.
“엄마랑 아빠랑 싸운 거야?”
“어?’
순간 윤호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쳐갔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준이 자신의 발을 바라봤다.
“엄마랑 아빠가 이상해.”
“뭐가?”
“다.”
준이 다시 윤호를 올려다 봤다.
“엄마랑 아빠랑 싸웠어?”
“아니.”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엄마랑 아빠가 왜 싸워?”
“몰라.”
준이가 귀여운 앵두 입으로 조물조물 떠들었다.
“준이가 공부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가?”
“그런 거 아니야.”
윤호가 준이를 꼭 안아 올렸다.
“그런 생각 하지 마.”
“이상하잖아.”
준이 살짝 울먹였다.
“엄마랑 아빠랑 싸우는 거 싫은데.”
“흐음.”
윤호가 준의 등을 토닥였다.
“준아.”
“응?”
“아이스크림 먹을까?”
“아이스크림?”
다행히 아직까지는 단순한 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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