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하나
“저희 결혼 할 겁니다.”
“!”
순간 밥을 먹던 윤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아니, 서방님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해미가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민용을 바라봤다.
“결혼이라뇨?”
“말 그대로입니다.”
민용은 더욱 세게 민정을 끌어 안았다.
“저랑 서 선생 결혼합니다.”
“우와.”
준하가 얼굴 한 가득 미소를 지었다.
“그거 축하해.”
“축하는요.”
해미가 눈을 치켜떴다.
“선생님. 오늘은 저희가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으니까 좀 돌아가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민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놀라셨을 텐데요.”
“가지 말아요.”
“아니요.”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는 이만 갈게요.”
“서, 선생.”
민정은 결국 부엌을 나섰다.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형수 왜 그래요?”
“어떻게 저 사람이랑 결혼을 해요?”
해미가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서는요?”
“신지가 왜요?”
민용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남 아니에요.”
“어머.”
해미가 입을 가렸다.
“서방님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남이라고요?”
“네. 남이요.”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남이 되었잖아요.”
“하.”
“여보 그만해.”
준하가 해미를 말렸다.
“이건 민용이가 결정할 일이잖아.”
“아니, 여보. 그래도 말이에요. 준이도 있고.”
“준이는 제가 키웁니다.”
민용이 선언하 듯 말했다.
“서 선생도 상관 없다고 했고 말입니다.”
그 순간 윤호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 윤호야.”
“저는 방으로 들어갈게요.”
윤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일 숙제가 있어서요.”
“그, 그래.”
해미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윤호가 문을 닫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결혼이라고?”
윤호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삼촌이랑 결혼을 할 수가 있는 거야? 내가 있으면서, 내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왔다.
“그렇게 마음을 보여줬는데, 그렇게 내가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다고 말을 했는데, 어떻게. 어떻게.”
윤호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그래.”
그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삼촌.”
“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해미가 따지 듯이 물었다.
“어떻게, 윤호가 서 선생님 좋아하는 거 아시면서 그래요?”
“나도 좋아합니다.”
민용이 너무나도 쉽게대꾸했다.
“어떻게 형수는 윤호 마음만 살펴요.”
“하지만.”
“압니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 선생도 흔들리고 있다는 거, 그러니까 결혼을 하려는 겁니다.”
“잃을 것 같아서요?”
“네.”
민용이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이대로 두면 서 선생 흔들립니다.”
“하아.”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윤호에게도 기회는 줘야죠.”
“아니요.”
민용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행복하고 싶어요.”
“서방님.”
“형수도 좀 그만 해요.”
민용이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이건 윤호와 제 사이의 문제란 말입니다.”
“조카잖아요.”
“조카요?”
민용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뭐, 뭐라고요?”
해미가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그게 상관이 없어요?”
“윤호 내 조카죠.”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행복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윤호 녀석을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하.”
해미가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서운하게 들리시나 보군요.”
민용이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까요. 저에게 더 이상의 선택은 없었습니다. 저도 이제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동서가 있잖아요.”
“신지는 정말로 마음에서 떠났어요.”
민용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다시는 놓지고 싶지 않습니다.”
“후우.”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알아요.”
그녀의 얼굴이 쓸쓸히 빛났다.
“삼촌도 많이 힘들다는 거.”
“형수.”
“하지만.”
해미가 민용을 바라봤다.
“조금만 양보하면 안 돼요.”
“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됩니다.”
“그래도, 그래도.”
“안 됩니다.”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호 녀석이 아파한다는 건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파요. 윤호 녀석 가슴이 무너지는 건 삼촌으로써 저도 바라볼 수 없단 말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윤호 어쩔 수 없는 일 이라고요.”
“잔인하시네요.”
해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정말 잔인해요.”
“미안합니다.”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미안합니다.”
“후우.”
해미가 시선을 피했다.
“윤호야.”
“…….”
민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윤호의 침대를 바라봤다.
“
“왜?”
윤호가 가시돋힌 말투로 대꾸를 했다.
“네가 구해달라고 하는 거 구해왔는데?”
“어?”
윤호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
“응.”
윤호가 민호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어떻게 구했어?”
“내가 누구냐?”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음악 CD를 한 장 건넸다.
“정말 힘들게 구한 거야.”
“고마워.”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역시 형 밖에 없다.”
“이럴 때만.”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저나 선생님께 고백할 거야?”
“응.”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백할 거야.”
“꼭 이뤄.”
민호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응원해줄게.”
“고마워.”
윤호가 민호를 안았다.
“너, 뭐야? 이 자식아.”
“형.”
윤호가 눈을 꼭 감았다.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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