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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3 - 둘

권정선재 2009. 6. 2. 19:00

 

 

 

만약에, 우리

 

Episode.3

 

 

민용과 민정이 결혼하기로 했다면?

 

 

 

서 선생, 왔어요?

 

, .

 

민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그렇게 됐네요.

 

민용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내려 놓았다.

 

시럽이 듬뿍 들어 있는 캬라멜 마끼아또 맞죠?

 

네네. 맞아요.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받아 들었다. 따끈한 느낌이 손바닥에 와닿는 것이 참 좋았다.

 

따뜻하다.

 

지금 막 사온 겁니다.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언제 인사 시켜 줄 거예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민용을 바라봤다.

 

, 무슨?

 

민정 씨 아버지 말입니다.

 

.

 

민정이 미소를 지으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연락해 볼게요.

 

아직도 안 했어요?

 

민용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 결혼 이야기 한 지가 언제입니까?

 

, 잊고 있었어요.

 

민정이 살짝 혀를 내밀었다.

 

알잖아요. 나 조금 덜렁대는 거.

 

나 참.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 선생 나랑 결혼할 건 맞는 거죠?

 

당연하죠.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선생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미안해요.

 

민용이 미소를 지었다.

 

그냥 조금 불안해서요.

 

?

 

아닙니다.

 

민용이 고개를 젓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세요?

 

, .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 . 다녀오세요!

 

그래요.

 

민용이 나가고 민정은 가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선생님.

 

민정이 머리 핀을 바라보았다.

 

후우.

 

분홍색 머리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윤호의 얼굴이 거기에 겹쳐 보였다.

 

 

 

흔들리는 걸까?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흔들리면 안 되는 건데.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었다. 이제는 조금 더 나은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그런 가정을 민정이 이루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정이 있어야만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렇기에 민정에게 프러포즈를 했던 것이고, 민정은 그런 그의 고백을 받아줬다. 여기까지는 완벽했다.

 

이윤호.

 

조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후우.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간 이민용. 어떻게 조카랑 연적인 사이가 될 수가 있는 걸까? 정말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민용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윤호 녀석이 포기하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 보였다.

 

후우.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 민호야. 윤호 오늘 학교 안 왔니?

 

.

 

민호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대요.

 

, 아파?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디가?

 

몸살인가 봐요.

 

민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아.

 

민정이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알았어.

 

민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교재를 폈다.

 

우리 이제 수업을 해야지.

 

 

 

윤호야 많이 아파?

 

.

 

윤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추워.

 

나 참.

 

해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윤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불 덩이가 달궈지고 있는 듯 매우 높은 온도였다.

 

어떻게 잔병치례 한 번도 안 하던 네가 이렇게 아파할 수가 있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헤헤.

 

이 상황에서도 윤호는 미소를 지었다.

 

나도 신기해.

 

농담은.

 

해미는 이런 윤호가 안쓰러었다.

 

뭐 먹고 싶은 건 없어?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맛이 없어요.

 

후우.

 

해미가 한숨을 토해냈다.

 

우리 막내 아프면 엄마가 슬프잖아.

 

.

 

윤호가 작게 웃었다.

 

엄마 그러니까 무서워.

 

?

 

해미가 윤호를 살짝 흘겨 봤다.

 

하여간 잘 해주니까.

 

헤헤.

 

윤호가 혀를 물었다.

 

엄마.

 

?

 

삼촌 결혼 한다지?

 

“…….

 

해미가 빤히 윤호를 바라봤다.

 

윤호 너 왜?

 

그냥.

 

윤호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조금 궁금해서 말이야.

 

결혼 한대.

 

해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서 선생님도 이미 동의를 했대.

 

그래?

 

윤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삼촌은 좋겠다.

 

선생님이 그렇게 좋니?

 

?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가 모를 것 같아?

 

해미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내가 네 엄마인데.

 

하아.

 

윤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그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보이게 행동하고 왜 모르길 바라?

 

그렇구나.

 

윤호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왜 선생님은 모를까?

 

엄마가 아니잖아.

 

그런 걸까?

 

.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아니니까, 그런 거야.

 

후우.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엄마.

 

?

 

고백을 해볼까?

 

!

 

해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윤호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이대로 포기할 순 없잖아.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이대로, 이대로 보낼 수는 없는 거잖아.

 

너 삼촌이랑 어떻게 보려고 그러는 거야?

 

그렇네.

 

윤호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삼촌이 있네.

 

윤호야.

 

몰랐다.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걸 몰랐다.

 

엄마.

 

?

 

안아줘.

 

해미는 윤호를 꼭 안았다.

 

따뜻하다.

 

윤호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