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5
여덟 번째 이야기
“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동안 너는 네 기회만 달라고 말을 했었으니까.”
“기회라고요?”
윤호가 젖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지금 그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저는 기회를 이미 드렸어요.”
“무슨 기회?”
민정이 따지 듯 물었다.
“내가 달라고 할 때 줘야지.”
“…….”
윤호는 민정을 바라봤다.
“기회를 달라고요?”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줘.”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어요.”
“왜 몰라?”
민정이 따지 듯 물었다.
“너만 네 마음대로 할 거야?”
“좋아요.”
윤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회 드릴게요.”
“정말?”
“일주일.”
윤호의 목소리는 가라 앉았다.
“그 정도면 되는 거죠?”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해.”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걸까?”
“글쎄요?”
민용의 말에 민정이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보통 금방 나온다고 하던데.”
‘기다리죠.”
윤호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작은 엄마는 괜찮으실 거에요.”
“그렇겠지.”
성현이 엄지를 물었다.
“괜찮을 거야.”
“왜 소식이 없을까요?”
“앉아.”
결국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지르는 순재다.
“정신 사납게 뭐하는 거야.”
“당신은 걱정도 안 돼요?”
‘돼.”
순재는 신문을 보며 무심한 듯 답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해결 돼.”
“아이구, 야박한 양반.”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 자식들에게 사랑도 못 받지.”
“뭐야?”
순재가 문희를 노려보자 문희가 잔뜩 움츠러 들었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으유.”
순재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할망구야. 정말 애들이 원하는 걸 해.”
“그게 뭔데요?”
‘당신이 알아야지.”
순재는 천천히 신문을 넘겼다.
‘응애’
“!”
“우, 우와!”
네 사람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나왔나봐요.”
민정이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축하드려요. 딸이예요.”
“우와.”
간호사는 성현에게 그 아이를 안겼다.
“!”
순간 민용은 얼굴이 굳었지만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예쁘네요.”
“아버님을 쏙 뺐어요.”
민정과 윤호도 입을 다물었다.
“네.”
성현은 쓸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간호사가 사라지자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누가 아버지야?”
“저죠.”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보호자니까요.”
“이 봐.”
“아니예요?”
성현이 따지 듯 물었다.
“이제 신지는 저의 여자가 될 거예요.”
“하.”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도 않아.”
“그렇네요.”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니까.”
“!”
민용이 노려보자 황급히 윤호가 끼어 들었다.
“이 좋은 날 왜들 그래요?”
“맞아요.”
민정이 싱긋 웃었다.
“저랑 성현이는 먹을 것 사올 테니까, 두 사람 신지에게 가 있어요.”
“아니.”
“어서요.”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가요. 삼촌.”
“그래.”
윤호가 민용을 끌고 사라졌다.
“가자.”
“응.”
성현과 민정도 자리를 옮겼다.
“
“어?”
“정말 그게 말이 되냐?”
“뭐가?’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보호자라고 아빠가 되는 거?”
“삼촌.”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솔직히 그게 맞는 말 아니야?”
“그러냐?”
민용이 쓸쓸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내 아이잖아.”
“작은 엄마 선택이 맞으면 성현이 형 아이잖아.”
“하아.”
민용이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게 그렇게도 이해가 되는 거구나.”
“삼촌.”
“응?”
“잡아.”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무, 무슨 말이야?’
“삼촌, 보니까 작은 엄마구나?”
“…….”
민용은 입을 다물었다.
“왜 자신의 마음을 속여.”
“속인 적 없어.”
“거짓말.”
윤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위에 한참 두껍게 거짓말이라고 덧 씌우고는 왜 아니래?”
“그렇게 느껴지냐?”
“어.”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마음을 보여.”
“신지가 밀어내지는 않을까?”
“모르지.”
윤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숨기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낫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
“그렇지.”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
“민정아.”
“응?”
민정이 성현을 돌아봤다.
“왜 그래?”
“이 선생님 정말로 신지 좋아하더라.”
“아.”
민저잉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응.”
성현이 민정을 바라봤다.
“너 마음 접어야 겠더라.”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
'★ 블로그 창고 > 블로그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열 번째 이야기] (0) | 2009.07.03 |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아홉 번째 이야기] (0) | 2009.07.03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일곱 번째 이야기] (0) | 2009.07.02 |
추억에 살다. Season 5 - [여섯 번째 이야기] (0) | 2009.07.01 |
추억에 살다. Season 5 - [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9.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