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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5 - [여덟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2. 07:39

 

 

추억에 살다.

 

 

Season 5

 

여덟 번째 이야기

 

 

 

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동안 너는 네 기회만 달라고 말을 했었으니까.

 

기회라고요?

 

윤호가 젖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지금 그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저는 기회를 이미 드렸어요.

 

무슨 기회?

 

민정이 따지 듯 물었다.

 

내가 달라고 할 때 줘야지.

 

“…….

 

윤호는 민정을 바라봤다.

 

기회를 달라고요?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모르겠어요.

 

왜 몰라?

 

민정이 따지 듯 물었다.

 

너만 네 마음대로 할 거야?

 

좋아요.

 

윤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회 드릴게요.

 

정말?

 

일주일.

 

윤호의 목소리는 가라 앉았다.

 

그 정도면 되는 거죠?

 

그래.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해.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걸까?

 

글쎄요?

 

민용의 말에 민정이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보통 금방 나온다고 하던데.

 

기다리죠.

 

윤호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작은 엄마는 괜찮으실 거에요.

 

그렇겠지.

 

성현이 엄지를 물었다.

 

괜찮을 거야.

 

 

 

왜 소식이 없을까요?

 

앉아.

 

결국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지르는 순재다.

 

정신 사납게 뭐하는 거야.

 

당신은 걱정도 안 돼요?

 

.

 

순재는 신문을 보며 무심한 듯 답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해결 돼.

 

아이구, 야박한 양반.

 

문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 자식들에게 사랑도 못 받지.

 

뭐야?

 

순재가 문희를 노려보자 문희가 잔뜩 움츠러 들었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으유.

 

순재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할망구야. 정말 애들이 원하는 걸 해.

 

그게 뭔데요?

 

당신이 알아야지.

 

순재는 천천히 신문을 넘겼다.

 

 

 

응애

 

!

 

, 우와!

 

네 사람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 나왔나봐요.

 

민정이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축하드려요. 딸이예요.

 

우와.

 

간호사는 성현에게 그 아이를 안겼다.

 

!

 

순간 민용은 얼굴이 굳었지만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예쁘네요.

 

아버님을 쏙 뺐어요.

 

민정과 윤호도 입을 다물었다.

 

.

 

성현은 쓸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간호사가 사라지자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누가 아버지야?

 

저죠.

 

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보호자니까요.

 

이 봐.

 

아니예요?

 

성현이 따지 듯 물었다.

 

이제 신지는 저의 여자가 될 거예요.

 

.

 

민용이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도 않아.

 

그렇네요.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거니까.

 

!

 

민용이 노려보자 황급히 윤호가 끼어 들었다.

 

이 좋은 날 왜들 그래요?

 

맞아요.

 

민정이 싱긋 웃었다.

 

저랑 성현이는 먹을 것 사올 테니까, 두 사람 신지에게 가 있어요.

 

아니.

 

어서요.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가요. 삼촌.

 

그래.

 

윤호가 민용을 끌고 사라졌다.

 

가자.

 

.

 

성현과 민정도 자리를 옮겼다.

 

 

 

이윤호.

 

?

 

정말 그게 말이 되냐?

 

뭐가?

 

민용이 윤호를 바라봤다.

 

보호자라고 아빠가 되는 거?

 

삼촌.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솔직히 그게 맞는 말 아니야?

 

그러냐?

 

민용이 쓸쓸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내 아이잖아.

 

작은 엄마 선택이 맞으면 성현이 형 아이잖아.

 

하아.

 

민용이 가늘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게 그렇게도 이해가 되는 거구나.

 

삼촌.

 

?

 

잡아.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 무슨 말이야?

 

삼촌, 보니까 작은 엄마구나?

 

“…….

 

민용은 입을 다물었다.

 

왜 자신의 마음을 속여.

 

속인 적 없어.

 

거짓말.

 

윤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위에 한참 두껍게 거짓말이라고 덧 씌우고는 왜 아니래?

 

그렇게 느껴지냐?

 

.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마음을 보여.

 

신지가 밀어내지는 않을까?

 

모르지.

 

윤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숨기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낫다.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

 

그렇지.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

 

 

 

민정아.

 

?

 

민정이 성현을 돌아봤다.

 

왜 그래?

 

이 선생님 정말로 신지 좋아하더라.

 

.

 

민저잉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

 

성현이 민정을 바라봤다.

 

너 마음 접어야 겠더라.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