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5
일곱 번째 이야기
“그, 그만 하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윤호 너 지금 뭘 그만 두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야?”
“다요.”
윤호가 천천히 말했다.
“나 걱정하는 거. 나 위로하는 거. 그만해요.”
“왜?”
“싫어요.”
“!”
민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 싫다고?”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싫어요.”
“왜?”
“진심이예요?”
“!”
민정이 멈칫했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싫다고요.”
윤호의 눈은 진지했다.
“결국 내 사람이 아니잖아요.”
“윤호야.”
“그러니까 가짜 위로잖아요.”
“!”
민정의 얼굴이 굳었다.
“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선생님이 나쁜 거예요. 선생님은 나쁘지 않지만. 그건 선생님이 정말로 나쁜 게 맞아요. 진짜예요.”
“무슨 말이야?”
“제 곁에 오시지도 않을 거라면, 제 곁에 오시지 못할 거라면 괜히 저를 위로하지 마세요.”
“어떻게 그래?”
“선생님.”
윤호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얼마나 괴로운 건지 모르시겠어요?”
“어?”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괴롭다고?”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괴로워요.”
“거짓말.”
“진짜예요.”
윤호가 악을 쓰듯 말했다.
“선생님은 어떻게 선생님만 생각하세요?”
“하아.”
민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게 아니야.”
“그럼요?”
“
“제발요.”
윤호가 두 손을 모았다.
“그만 하세요.”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삼촌 좋아하시잖아요.”
“!”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보이거든요.”
윤호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숨기지 마세요.”
“윤호야.”
“그러지 마시라고요.”
윤호가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꼐서 그렇게 숨길 때마다, 저의 심장도 도려내는 듯한 기분이 들고, 작은 엄마도 너무나도 힘이 들었을 거에요. 그게 나쁜 이유는요. 선생님이 그걸 숨기려고 해서라고요. 아세요?”
“몰라.”
민정이 고개를 흔들었다.
“네가 내 마음 어떻게 알아?”
“더 진실하니까요.”
“!’
“더 보고 싶어 하니까요.”
“하.”
민정이 앞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서라고?”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선생님 마음만 보거든요.”
“후우.”
민정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지금 말이 되니?’
“네.”
윤호는 고개를 다시금 끄덕였다.
“말이 안 될 건 또 뭐예요?”
“윤호야.”
“알아요.”
윤호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린 거.”
“그래.”
민정도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넌 어려.”
“그리고 아니죠.”
“!”
민정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사랑해 달라고 조르는 거야?”
“아니요.”
윤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예요.”
“그럼.”
“저는 그런 거 안해요.”
윤호가 빙긋 웃었다.
“그건 정말 어린 아이잖아요.”
“너는 어떤데?”
“모르겠어요.”
윤호가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선생님이랑은 달라요.”
“어?”
민정이 눈을 크게 떴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숨기지는 않는다고요.”
“…….”
민정이 입을 다물었다.
“선생님 너무 잔인해요.”
“윤호야.”
“그만 해요.”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이야기 반복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여기서 끝을 내자.”
“무슨 끝이요?”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선생님은 지금 모든 걸 흔들고 있다고요.”
“내가?”
“네.”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만 중심을 잡으면 돼요.”
“나 그런 거 못 해.”
“해야죠.”
윤호가 힘주어 말했다.
“그런 거잖아요.”
“어째서?”
“이게 어른의 사랑이니까요.”
“!”
민정의 눈이 흔들렸다.
“저 떠나요.”
“가지 마.”
“갑니다.”
“왜?”
“아파서요.”
윤호의 눈이 젖었다.
“너무 아파서 떠납니다.”
“너 떠나면 나도 아플 것 같아.”
“!”
윤호의 눈이 흔들렸다.
“그, 그게 무슨 말이예요?”
“너 가면 나도 아플 것 같다고.”
민정의 눈도 젖었다.
“사랑이라고는 말 못 해.”
“그럼요?”
“그래도 가는 건 싫어.”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그게 선생님 문제예요.”
“응.”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알겠다고요?”
“응.”
민정이 얼핏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네가 있어줘.”
“네?”
“나를 잡아야지.”
“하.”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못 해요.”
“왜?”
“나는 바보니까요.”
“아니.”
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너 바보 아니야?”
“그럼요.”
“내가 바보야.”
“!”
윤호의 눈이 흔들렸다.
“선생님.”
“기회를 줘.”
민정의 눈은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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