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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4 - [둘]

권정선재 2009. 7. 10. 20:56

 

 

만약에, 우리

 

Episode.4

 

 

범과 민호가 진짜 사귄다면?

 

 

 

그러니까, 범이 네 말은 지금, 네가 그 게이나 그런 거라도 된다고 그렇게 말을 하는 거야?

 

그런가 보네.

 

범이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를 좋아하는 건 맞으니까 말이야.

 

.

 

민호가 고개를 저었다.

 

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해?

 

왜 안 돼?

 

우리 동성이야.

 

그래.

 

그래?

 

민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우리 오랜 시간 친구였단 말이야.

 

알아.

 

범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래서 너무나도 미안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

 

미안해?

 

민호가 코웃음을 쳤다.

 

지금 이게 미안한 걸로 될 일이야?

 

민호야.

 

정말. 정말.

 

민호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너무나도 큰 충격이란 말이야.

 

그런 거 알아.

 

안다고?

 

민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도 그런 고백을 해 버렸단 말이야?

 

내가 계속 숨기기를 바라?

 

!

 

그렇게 너를 보기를 바라.

 

김범.

 

나 그런 거 못 해.

 

범이 고개를 저었다.

 

너도 나 알고 있잖아.

 

그래.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 성격 솔직해.

 

.

 

그렇다고, 그렇다고.

 

민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식으로 고백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 너 볼 때마다 힘이 들었어.

 

!

 

그리고 너무나도 아팠어.

 

범이 민호를 바라봤다.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아.

 

하아.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너는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고 있는 건데?

 

그런 거 아니야.

 

범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너에게 바라는 거 없어.

 

바라는 게 없다고?

 

그래.

 

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내 마음을 너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 이상, 그 이하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러니까 너 괜히 그렇게 까칠하고 날을 잔뜩 세워서 내 말 들을 필요 없다는 이야기야.

 

.

 

민호가 코웃음을 쳤다.

 

너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

 

왜라고?

 

민호가 범을 노려 봤다.

 

너는 나를 기만했어.

 

그런 적 없어.

 

넌 했다고!

 

민호가 이를 악 물었다.

 

너는 내 친구잖아.

 

그런데?

 

그럼 안 되는 거잖아.

 

“…….

 

그럼 안 되잖아!

 

민호가 고개를 숙였다.

 

내 친군데, 내 친군데.

 

민호야.

 

나 정말 내가 싫다.

 

민호야.

 

나도 내가 흔들려.

 

!

 

범의 눈이 커다래졌다.

 

, 뭐라고 그랬어?

 

나도 흔들리고 있단 말이야.

 

민호가 범을 바라봤다.

 

네 말을 듣고 나서,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

 

범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지금 말이 돼?

 

그래서 죽겠어.

 

민호가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그래서 돌아 버리겠다고.

 

민호야.

 

그만!

 

민호가 고함을 질렀다.

 

더 이상 다가 오지 마.

 

어째서?

 

그럼 잊을 것 같으니까.

 

그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해?

 

?

 

그거 되면 나도 접었어.

 

“…….

 

나도 접었다고.

 

하아.

 

민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나 보고 어쩌라는 거야?

 

나를 인정해.

 

?

 

민호가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너 그렇다며.

 

네 마음 듣기 전이야.

 

내 마음?

 

그래.

 

내 마음이 어떤대?

 

나를 보고 있잖아?

 

!

 

민호의 눈이 흔들렸다.

 

, 웃기는 소리 하지마.

 

아니라는 거야?

 

, 그래.

 

이래도?

 

범이 한 발 다가왔다.

 

, 뒤로 가.

 

정말 그래도 안 떨려?

 

!

 

민호의 눈이 커졌다.

 

, 꺼져.

 

민호야.

 

범이 민호를 내려 봤다.

 

사랑해.

 

!

 

그리고 다가오는 입술. 따뜻했다.

 

하아.

 

입술이 떨어지고, 민호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지금 네가 나에게 무슨 행동 한 줄 알고 있어?

 

키스.

 

범은 담담히 말했다.

 

입 맞췄어.

 

.

 

민호가 앞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 말이 안 돼?

 

범이 따지 듯 물었다.

 

우리 서로 끌리잖아.

 

그만해.

 

우리 정말 사귀어 보자.

 

!

 

우리 잘 맞잖아.

 

뭐가?

 

뭐든지.

 

범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 동안 잘 지내 왔잖아.

 

그건, 그건 친구였으니까 그런 거야.

 

나 너 정말 낫게 해주고 싶어.

 

!

 

민호의 눈이 흔들렸다.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유미 못 잊고 있잖아.

 

!

 

그 유미, 유미 잊게 해주고 싶단 말이야. 내가 너에게 그 상처 없애게 해주고 싶다고, 이 바보야.

 

나 안 아파.

 

민호가 애써 거짓말을 했다.

 

나 정말 괜찮다고.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

 

!

 

나 안 믿어.

 

범은 단호히 말했다.

 

나 너 봐 온 거 하루 이틀 아니야.

 

범아.

 

그냥 인정해.

 

범이 깊은 눈으로 민호를 바라봤다.

 

네 마음 그냥 인정을 하란 말이야.

 

, 시끄러.

 

민호가 고개를 저었다.

 

너 정말 꺼져 버리라고!

 

더 이상 복잡하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