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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4 - [셋]

권정선재 2009. 7. 12. 00:34

 

 

만약에, 우리

 

Episode.4

 

 

범과 민호가 진짜 사귄다면?

 

 

 

우리 사귀자.

 

하아.

 

자꾸만 범의 말이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그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거야. 사람 완전 복잡하게 말이야. 어우, 말도 안 되는 자식, 도대체 지금 누가 누구에게 고백을.

 

순간 얼굴이 달아 오르는 민호다. 솔직히 말해서, 그 키스가 그렇게 느낌이 불쾌하지는 않았다.

 

하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민호., 도대체 그 녀석의 키스에 왜 이렇게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건데? 왜 그러는 건데?

 

자신의 마음도 알 수가 없었다.

 

뭐냐고? 이거.

 

싫었다.

 

그런데.

 

좋았다.

 

어우!

 

너무나도 복잡한 상황이었다.

 

 

 

범아, 저녁 안 먹어?

 

.

 

범의 모친이 고개를 갸웃하며 범을 살폈다.

 

범이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엄마가 뭐 범이가 좋아하는 특별한 요리라도 해줄까요? ?

 

아니에요.

 

범이 엷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별 일 아니에요.

 

별 일이 아니긴,

 

모친이 범의 침대에 컬터 앉았다.

 

이 엄마에게 하지 못 할 말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렇게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야? ?

 

별 일 아니에요.

 

범이 씩 웃었다.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정말이야?

 

.

 

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큰 일이 생기면 어머니께 말씀 드리죠.

 

그래도.

 

모친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저녁은 안 먹는다고?

 

.

 

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냥 한 끼 거를래요.

 

밥은 안 거르는 게 좋은데.

 

한 번만요.

 

그래.

 

모친이 마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범아,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엄마에게 말을 해 주기로 결정을 하는 거다. 알았지?

 

.

 

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럴게요.

 

그럼 쉬어.

 

.

 

모친이 문을 닫고 나섰다.

 

하아.

 

마음이 아팠다.

 

민호야.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고민.

 

이민호.

 

정말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다.

 

후우.

 

그래서, 그래서 고백을 했던 건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걸까?

 

아무 것도 모를 일이었다.

 

역시나 계속 숨겨야 했던 걸까?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숨겨야 했던 모양이다.

 

 

 

민호야.

 

?

 

요즘 범이가 안 오네.

 

.

 

민호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좀 바쁜가 봐요.

 

그래?

 

해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서운하네.

 

뭐가요?

 

범이가 없는 거 말이야.

 

해미가 다리를 꼬고 쇼파에 앉았다.

 

범이 굉장히 재미있잖아.

 

, .

 

민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랬죠.

 

좀 오라고 하면 안 돼?

 

?

 

민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말이긴.

 

해미가 민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가 범이 보고 싶으니까, 좀 연락 해.

 

, .

 

그래.

 

해미가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하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범이를 부르라고?

안 될 일이었다. 정말로 안 될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너무나도 머리가 아팠다.

 

하아.

 

 

 

.

 

?

 

민호가 윤호를 돌아봤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니긴.

 

윤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 있는 거 맞는 것 같은데?

 

아니라니까.

 

민호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네가 어쩌 일이냐?

 

내가 뭐?

 

내 걱정도 해주고.

 

하여간.

 

윤호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형은 걱정을 해 줘도 불만인 거야?

 

아니.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무 고마워.

 

.

 

윤호가 작게 웃었다.

 

.

 

?

 

고민 있으면 말 해.

 

“…….

 

민호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언제든지 내가 들어줄 테니까.

 

고마워.

 

민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역시 넌 내 소중한 동생이야.

 

.

 

그럼 자.

 

.

 

윤호가 이불을 덮는 걸 보고 민호도 자리에 누웠다.

 

김범.

 

이름만 불러도 떨렸다. 인정 해야 하는 걸까?

 

 

 

너 요즘에는 민호네 안 가냐?

 

.

 

책을 읽으며 범이 대꾸했다.

 

저도 이제 컸잖아요.

 

싸웠어?

 

아니요.

 

범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희가 그럴 나이인가요?

 

그래도, 너희 둘 여전히 친한 거지?

 

.

 

범이 미소를 지었다.

 

저희가 나빠질 필요가 뭐 있어요.

 

그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밖에 남지 않아.

 

.

 

할아버지가 나가자 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해요 할아버지.

 

범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그 친구 제가 다치게 만들었어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하아.

 

그렇게 다시 책에 시선을 돌리려는 순간.

 

Rrrr Rrrr

 

?

 

액정을 확인하던 범의 눈이 커졌다.

 

, 민호.

 

범은 심장이 두근 거렸다.

 

.

 

왜 전화일까?

 

후우.

 

범은 심호흡을 하고 휴대 전화를 귀에 가져갔다.

 

, 여보세요.

 

우리 보자.

 

?

 

도대체 이건 무슨 상황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