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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6 - [네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20. 21:29

 

 

 

추억에 살다.

 

 

Season 6

 

네 번째 이야기

 

 

 

아니 왜 내려와?

 

순재가 살짝 미간을 모았다.

 

평생 안 올 것처럼 굴더니.

 

누가요?

 

민용이 자리에 털썩 앉았다.

 

저 그런 적 없습니다.

 

, 저런.

 

엄마 밥.

 

그래.

 

문희가 황급히 일어나 밥을 떴다.

 

그래 위에 가서 항의하는 요지가 뭐야?

 

저 학교 나갈 겁니다.

 

뭐라고?

 

?

 

도련님.

 

삼촌.

 

선생님.

 

어라?

 

모두 자신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오히려 더 놀라버린 민용이었다. 민용은 모두를 천천히 둘러봤다.

 

나 학교 나가기 바란 거 아니었어? ?

 

, 맞아요.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진짜로 나갈 줄은 몰랐네.

 

그러게.

 

민호도 밝은 표정을 지었다.

 

삼촌 정말 다행이다.

 

다행은 무슨.

 

민용이 밥그릇을 받았다.

 

내 직장 돌아가는데.

 

민용이 순재를 바라봤다.

 

, 아버지. 밥 드세요. .

 

 

 

이제 우리도 슬슬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

 

성현의 말에 신지와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게 무슨 말이야?

 

.

 

윤호가 아래 입술을 물었다.

 

계속 있는 거 아니었어요?

 

아니.

 

성현은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돌아갈 거야.

 

성현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집 계약은 해지하지 않았으니까, 두 사람 이곳에 더 있고 싶으면 있어도 돼. , 나는 더 이상 이곳에 있지 않아. 나는 더 이상 이탈리아에서 볼 일이 없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나는 갈 거야.

 

하지만.

 

윤호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이제 겨우 적응 되었다고요.

 

그러니까.

 

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계속 몸을 놀게 두지 않는 거지.

 

가서 뭐 하게?

 

뭐 하긴?

 

성현이 씩 웃었다.

 

스튜디오 작업 해야지.

 

나 참.

 

신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나 책임질 것 처럼 말 하더니.

 

내가?

 

성현이 자신을 가리켰다.

 

어제?

 

, 망할.

 

신지가 입을 비틀었다.

 

하여간 너 정말 마음에 안 들어.

 

신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튼 너는 나쁜 놈이야.

 

, 누나!

 

신지가 멀어지자 윤호도 안절부절 못 하더니 일어나서 신지를 따라갔다.

 

하아.

 

혼자 남은 성현이 와인을 따랐다.

 

그래 가라.

 

성현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

 

그리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 누나 같이 가요.

 

흐읍.

 

누나?

 

윤호가 황급히 옆으로 갔다.

 

, 울어요?

 

아니야.

 

하지만 신지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따.

 

왜 울어요?

 

몰라.

 

신지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눈물이 나네.

 

, 나 참.

 

윤호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누나가 그러면 힘들잖아요.

 

윤호야.

 

?

 

나 아직 못 잊었어.

 

!

 

윤호의 눈이 흔들렸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너희 삼촌.

 

신지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민용, 아직도 내 마음에 있어.

 

누나.

 

알아.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보 같다는 거.

그런데 왜?

 

모르겠다.

 

신지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자꾸만, 자꾸만 그 사람이 보여.

 

하아.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누나 그거 병이에요.

 

?

 

.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차라리 병이면 좋겠다.

 

누나.

 

그럼 약 먹으면 낫잖아.

 

신지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지만 나는 낫지도 않고 있잖아.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삼촌, 삼촌이 뭐가 좋다고, 뭐가 좋아서 자꾸만 그러시는 거냐고요?

 

이민용 그 남자, 딱히 좋은 구석은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 너무나도 자상한 남자였었거든.

 

성현이 형도잖아요.

 

윤호의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성현이 형도 노력하잖아요.

 

그렇지.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한 사람이니까.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렵네요.

 

어렵지.

 

신지가 윤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우리 윤호 많이 컸네?

 

당연하죠.

 

윤호가 싱긋 웃었다.

 

이제 저도 곧 21살이 될 텐데 말이에요.

 

아직 멀었네요.

 

신지가 싱그럽게 웃었다.

 

우리 다시 돌아가자. 성현이 기다리겠다.

 

.

 

 

 

그래, 왜 갑자기 그런 결심을 한 거야?

 

왜요?

 

민용이 따지 듯 반문했다.

 

제가 다시 선생 한다니까 불만이신 거예요? 하지 말까요?

 

민용아.

 

옆에서 문희가 가만히 말렸다.

 

그게 무슨 말 버릇이야.

 

죄송해요.

 

아니다.

 

순재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너를 너무 닥달한 거지.

 

아버지.

 

도와주마.

 

순재가 미소를 지었다.

 

네가 내 아들인데, 당연히 그래야지.

 

고맙습니다.

 

민용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보 그럴 거예요?

 

.

 

순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자식인데.

 

다행이네.

 

문희가 싱긋 웃었다.

 

 

 

너 정말 한국 돌아갈 거야?

 

성현이 멍하니 신지를 바라봤다.

 

대답해.

 

성현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대답하라고!

 

신지가 고함을 지르며 그를 노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