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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6 - [열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7. 25. 13:15

 

 

추억에 살다.

 

 

Season 6

 

열세 번째 이야기

 

 

 

?

 

범이 눈을 깜빡였다.

 

, 가짜 연애라고요?

 

그래.

 

민용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도 너는 서 선생이 내가 말하면, 그걸 받아줄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 거니?

 

나 참.

 

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 선생님 왜 이렇게 눈치가 없대요?

 

그러게>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눈치는 있을 텐데.

 

그러게요.

 

범이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죄송해요.

 

아니야.

 

민용이 고개를 저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선생님.

 

나는 네가 부럽다.

 

?

 

범이 눈을 깜빡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너희는 너희 사랑 인정을 받은 거잖아.

 

!

 

범의 눈이 흔들렸다.

 

, 선생님.

 

나는 겁쟁이라서 그런 게 안된다.

 

민용이 엷게 웃었다.

 

나도 자랑스럽게 사랑하고 싶은데.

 

하시면 되잖아요.

 

이제는 무서워.

 

무섭다고요?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다시는 아프기 싫거든.

 

.

 

범이 고개를 흔들었따.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여기.

 

민용이 씩 웃었다.

 

너도 사랑에 몇 번 아파봐.

 

몇 번 아파도 저는 도전했을 거예요.

 

범이 힘주어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왜 사랑을 하는 거예요?

 

그런가?

 

민용이 머리를 긁적였다.

 

네가 나보다 더 오래 산 것 같다.

 

이럴 때 시간은 아무런 상관이 되지 않아요.

 

범의 눈은 진지했다.

 

그저 선생님 마음, 그거 하나면 되는 거예요.

 

내 마음?

 

.

 

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고백하세요.

 

하아.

 

민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거절 당하면.

 

다시 하세요.

 

!

 

민용의 눈이 흔들렸다.

 

, 뭐라고?

 

그렇게 차일 게 두려우세요?

 

범이 민용의 눈을 들여다 봤다.

 

저는 안 무서웠을 것 같으세요?

 

?

 

민용이 범을 바라봤다.

 

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제가 먼저 민호에게 고백을 한 거예요.

 

범이 아래 입술을 물었다.

 

저도 모든 우정을 걸고 그렇게 한 거라고요.

 

.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너처럼 아직 젊지 않아.

 

그러니까 하세요.

 

범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 있었다.

 

선생님께는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르는 거니까요.

 

마지막?

 

.

 

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매 순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세요.

 

범의 눈이 초롱초롱 반짝였다.

 

그러신다면.

 

그런다면.

 

가질 거예요.

 

범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선생님이 원하시는 거.

 

내가 원하는 걸?

 

가지실 수 있다고요.

 

범은 확신을 가진 표정으로 민용을 바라봤다.

 

더 이상 숨기지도 말고 도망가지도 마세요.

 

하아.

 

민용이 다시 담배를 물었다.

 

어렵다.

 

그렇다고 마음 접지도 못하시잖아요?

 

!

 

라이타를 꺼내던 민용이 멈칫했다.

 

맞죠?

 

그렇네.

 

민용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음 지우지도 못하고 있네.

 

그러니까요.

 

범이 민용을 바라봤다.

 

어차피 잊지 못할 거 그냥 고백하세요.

 

그래도 될까?

 

아무도 모르죠.

 

범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해보시라는 거예요.

 

하아.

 

민용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래 들어가.

 

선생님은요?

 

생각 좀 더 하다가 들어갈게.

 

.

 

범이 살짝 뒤를 돌아봤다.

 

어떻게든 후회를 하실 거예요>

 

“…….

 

그럴 바에야 저지르고 후회하세요.

 

드르륵

 

.

 

민용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꼬맹이 주제에.

 

대단한 녀석이었다.

 

 

 

삼촌이랑 무슨 이야기를 했어?

 

비밀.

 

범이 싱긋 웃었다.

 

우리 민호 공부 많이 했어?

 

.

 

민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나 예감이 무지하게 좋아.

 

너는 잘 할 거야.

 

범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누구 애인인데.

 

.

 

민호가 낮게 웃었다.

 

그런 건 말도 안 돼.

 

?

 

범이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너 무조건 합격하게 해줄까?

 

어떻게?

 

순간 범의 입술이 다가왔다.

 

!

 

.

 

입술을 떼고, 범이 싱긋 웃었다.

 

합격하면 딥키스.

 

, 진짜?

 

점수 상위 10% 안에 들어가면.

 

범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알지?

 

. 알지!

 

민호가 황급히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여간 단순하다니까.

 

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선생님.

 

여전히 민용은 베란다에 있었다.

 

어서 선택을 하세요.

 

범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게 윤호도 덜 아프게 할 테니까요.

 

범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민정이라.

 

민용은 미간을 모았다.

 

내가 고백을 할 자격이 되는 걸까?

 

이미 그녀를 한 번 버렸다.

 

다시 선택해도 되는 걸까?

 

그리고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민용.

 

민용이 엷게 웃었다.

 

너 왜 이렇게 바보 같냐? 너 정말 왜 이렇게 한심하냐? 너 정말 왜 이렇게 멍청하게 구는 거냐?

 

하늘의 별이 민용을 향해 반짝이는 듯 했다. 민용은 담배 불을 끄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