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6
열네 번째 이야기
“비행기 표 구했어. 가장 싼 표를 구하고자 하니까, 다음주 화요일에 가는 걸로 결론이 나더라.”
“화요일.”
윤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조금 남았네요.”
“뭐, 오늘 내일 친한 사람들에게 간다고 말을 하고, 주말에 살짝 둘러보고, 월요일 정리하면 빠듯할 걸?”
“그렇네.”
옆에서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늦게 끊지?”
“그럼 확 오르더라.”
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래도 요즘이 여행 성수기다 보니까, 그 때 아니면 비행기 표 가격이 정말 확 뛰어 버리더라고.”
“그래?”
신지가 살짝 볼을 부풀렸다.
“이럴 때는 돈 많고 싶다니까.”
“나도 돈 많거든.”
성현이 볼을 부풀렸다.
“신지 너 한국 가서 쪼들리고 싶으면 여기서 돈 써도 돼.”
“물론 아니지.”
신지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헤헤.”
“하여간 누나도.”
윤호도 싱긋 미소를 지었다.
“형 그러면 이 집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잖아.”
성현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민박으로 쓰려고.”
“아.”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아, 아니에요.”
“왜 그러는 거야?”
신지도 윤호를 바라봤다.
“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림들 말이에요.”
윤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 동안 그린 거 다 가지고 가기 힘들 것 같아서.”
“아.”
성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다 가지고 갈 거야?”
“네.”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런데 한 번에 못 가져 갈 것 같은데.”
“괜찮아.”
성현이 싱긋 웃었다.
“친구에게 부탁하면 되니까.”
“정말이요?”
“그래.”
“헤헤.”
윤호가 귀엽게 웃었다.
“다행이다.”
“좋냐?”
“네.”
윤호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형 불안해서 그러죠.”
“어?”
자리를 치우다가 윤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결혼 말이에요.”
“!”
성현의 눈이 흔들렸다.
“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신지 누나.”
윤호의 목소리는 낮았다.
“아직 못 믿는 거죠?”
“
“보여요.”
윤호가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러는 거 같은 게 보인다고요.”
“하아.”
성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는 모르는 것 같지?”
“네.”
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는 눈치가 완전 꽝이니까요.”
“그럼 됐어.”
성현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안 말할 거지?”
“당연하죠.”
윤호가 성현을 바라봤다.
“그런데 그러면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
“응.”
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나 그러면 마음이 놓일 것만 같아.”
“그럼 됐어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누나도 동의 한 거니까.”
“그런데 말이야. 윤호야.”
“네?”
윤호가 성현을 돌아봤다.
“왜요?”
“네가 보기에도 신지 마음 정리된 것 같니?”
“!’
윤호의 눈이 흔들렸다.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너도 그렇게 보이냐고.”
성현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아직까지 확신이 없다.”
“그러니까 결혼 허락한 거라고요.”
윤호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도 지금 누나 못 믿는 거예요?”
“믿어.”
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신지 믿어.”
“그럼 계속 믿으세요.”
윤호가 성현을 바라봤다.
“그게 더 좋을 테니까요.”
“그런가?”
“네.”
“애미야, 오늘은 국이 좀 짠 것 같다.”
“어머, 그래요?”
해미가 황급히 국을 한 모금 떠 먹었다.
“어머, 정말 짜네.”
“으유.”
순재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살림 경력이 몇 년인데.”
“아까 국 끓일 데는 꽨찮았는데.”
해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머니.”
“응?”
문희가 화들짝 놀라며 해미를 바라봤다.
“왜, 왜 그러냐?”
“어머니 아까 국에 뭐 하셨어요?”
“어?”
문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뭐야?”
순재가 역정을 냈다.
“할망구가 여기다가 뭔 짓을 한 거야?”
“아, 아니 싱거운 것 같아서요.”
문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까 내가 맛을 볼 떄는 확실히 싱겁던데.”
“으유.”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할망구가 늙어서 그렇구만.”
“아버님.”
해미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됐어.”
순재가 수저를 내려 놓았다.
“안 먹는다.”
“아버님!”
순재가 방으로 들어가자 문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으세요?”
“애미 너는?”
문희가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왜 저러셔?”
“조용.”
해미가 검지를 입에 가져갔다.
“할머니가 많이 늙으셨나 봐.”
“어?”
민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맛을 잘 못 느끼시는 것 같더라.”
“맛?”
“응.”
민호가 방문을 바라봤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너 할머니 국 안 먹었지?”
“어? 어.”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에 범이가 샌드위치 싸 왔으니까.”
“먹어 봐.”
민호가 한 모금 마시더니 미간을 모았다.
“으 짜.”
“그렇지?”
“하.”
민호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도 늙으시는 거구나.”
“그렇지.”
해미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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