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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살다. Season 7 - [열한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9. 3. 22:22

 

 

추억에 살다.

 

 

Season 7

 

열한 번째 이야기

 

 

 

오늘이 윤호 오는 날이네?

 

.

 

순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신문을 펼쳤다.

 

어서 왔으면 좋겠구먼.

 

윤호 보고 싶으세요?

 

당연하지.

 

순재가 미간을 모았다.

 

애미 너는 내가 내 손주도 안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 거냐?

 

물론 아니죠.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버님 목 마르시면, 인삼이랑 우유 갈아서 좀 드릴까요?

 

그래.

 

.

 

순재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요즘 그 신종 인플루엔자인가 뭔가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우리 윤호는 아무 상관이 없겠지?

 

순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머, 이 선생님도 되어군요?

 

내가 말 했잖아요.

 

민용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가슴을 두드렸다.

 

우리 두 사람 풍파 고에서 일 되게 잘 했다니까.

 

.

 

민정이 낮게 웃었다.

 

그 말 믿어도 되요?

 

당연하죠.

 

민용이 싱긋 웃었다.

 

민정 씨는 내 말 못 믿어요?

 

아니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믿어요.

 

.

 

민용이 민정의 팔짱을 꼈다.

 

아가씨, 오늘은 우리 뭐 할까요?

 

흐음.

 

검지를 물며 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 맛있는 도넛 먹고 싶어요.

 

그럼 미스터 도넛으로 가자고요.

 

!

 

 

 

민호야, 민호야!

 

흐음.

 

민호가 가늘게 눈을 떴다.

 

, 범아.

 

아직도 자고 있는 거야?

 

민호의 앞에 꽃단장을 한 범이 앉아 있다.

 

우리 오늘 소풍 가기로 했잖아.

 

아 맞다.

 

민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 앉았다.

 

하암.

 

그걸 잊고 있으면 어떻게 해?

 

범이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나에 대한 사랑이 벌써 식은 거야?

 

그럴 리가.

 

민호가 범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이 허리 안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데.

 

.

 

범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정말이야.

 

민호가 잠에서 막 일어난 탁한 목소리로 범의 가슴에 안기며 중얼거렸다.

 

따뜻하다.

 

, 이거 놔.

 

?

 

민호가 싱긋 웃었다.

 

나는 좋은데?

 

어른들 들어오시면 어떻게 해?

 

뭘 어떻게 해?

 

민호는 하품을 하며 대꾸했다.

 

우리 둘 사귀는 사이라고요.

 

, 그래도.

 

괜찮다니까.

 

으왓!

 

민호가 범을 끌어 당겼다.

 

이리 와.

 

, 민호야.

 

범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 아침이라고.

 

알아.

 

민호가 음흉하게 웃었다.

 

알잖아? 남자들의 아침.

 

!

 

범의 얼굴이 굳었다.

 

, 민호야.

 

범아.

 

민호가 범의 어깨를 살짝 물었다.

 

, 아파.

 

범이 얼굴이 붉어지며, 재빨리 어깨를 빼냈다.

 

, 이런 장난 하지 마.

 

나는 장난 하는 거 아닌데.

 

?

 

민호가 범의 귀를 깨물었다.

 

범아.

 

, 민호야.

 

범의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 지금.

 

둘이 과일 먹어.

 

!

 

, 엄마.

 

, 아줌마.

 

미안!

 

 

순식간에 일어난 일. 차가운 분위기.

 

 

 

, 엄마가 눈치가 없었지? 하하.

 

해미가 애써 태연한 척 웃음을 지으며 과일을 포크로 찔렀다.

 

엄마 지금 무지하게 긴장한 거 다 보이거든? 지금 엄마가 찍으려는 거 수박 껍데기 거든요.

 

, , 그래?

 

해미가 재빨리 수박을 찔러서 입 안에 넣고 우물거렸다.

 

아줌마 죄송해요.

 

아니야.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잘못한 건 걸.

 

해미가 민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희 두 사람 분명히 커플이고, 내가 눈치가 없이 그 방에 들어간 건 분명한 잘못이라고.

 

괜찮아.

 

민호가 살짝 멋쩍은 듯 중얼거렸다.

 

집 안에서 그런 짓 한 건 우리 잘못이니까.

 

그건 알아?

 

.

 

민호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

 

그래.

 

해미가 유쾌하게 미소를 지었다.

 

엄마야 이해하지만.

 

해미가 목소리를 낮췄다.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이해 못 하실 수도 있다고.

 

알았어요.

 

주의할게요.

 

 

 

, 너는 무슨 임산부가 그렇게 잘 먹냐?

 

잘 먹어도 탈이냐?

 

신지가 성현을 노려봤다.

 

남들은 입덧한다고 웩웩 거리거든.

. .

 

성현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적당히 먹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항상 임신 하면 먹을 게 그렇게 당기더라.

 

신지가 씩 웃었다.

 

너는 내 남편이니까 그 정도는 이해해야지.

 

이해는 하지.

 

성현이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그 돈을 다 대기는 확실히 버겁잖아.

 

.

 

신지가 낮게 웃었다.

 

벌써 나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거야?

 

아니.

 

성현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두 사람 또 다투고 있는 거예요?

 

웰치 스파킹 소다 스트로우베리를 들고 오던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두 사람 왜 그래요?

 

우리가 뭐?

 

신지가 입 안에 비프 커틀릿을 넣으며 중얼거렸다.

 

우리 두 사람 너무나도 좋다고.

 

맞아.

 

성현이 힘 없이 대꾸했다.

 

식욕 대 마녀랑 불쌍한 하인이지.

 

뭐야?

 

신지가 장난스럽게 성현을 노려봤다.

 

너 내가 못 먹어서 비실 거리면 좋겠어?

 

아니.

 

성현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물론 아니지.

 

그럼 열심히 시중을 들라고요.

 

신지가 씩 웃었다.

 

알았어?

 

.

 

성현이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이 한국 가는 날이네요.

 

그러게.

 

오늘 밤은 길겠다.

 

세 사람은 감상에 젖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