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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그리고 가족 [영화 - 남자가 사랑할 때]

권정선재 2009. 9. 28. 05:36

알코올 중독, 그리고 가족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대학 수업을 듣게 되면, 참 여러 가지 영화를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나, 여타의 것들을 보여주는 경우의 수업이 하나의 그러한 경우이고, 또한 우리가 쉽게 겪을 수 없는 상황과 같은 것을 표현하는 영화가 있을 때 그러합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 역시, 알코올 중독자라는 우리가 사회에서 쉽게 보지만 이해할 수 없는 그러한 존재들 탓이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듣기만 해도 무언가 살짝 두려움과 같은 것을 주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에 피해를 주는 것만 같고, 무언가 나에게 악 같은 것을 줄 것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이러한 것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는 알코올 중독자에 대해서 너무나도 모르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가 왜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과연 그가 가지고 있는 고충은 어떠한 것인지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이유, 가정 그리고 해결까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가 생기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소통의 부재에 대해서 꼽고 있습니다. 오늘 날 우리 사회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 덕목은,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사람이 얼마까지 상처를 입고 혼자서 외로워질 수 있는 지, 그리고 그로 인해서 어떠한 문제가 생기는 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당사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까지 힘들고 아픔을 주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처음에는 힘든 것을 견딜 수 있겠지만 곧 많은 사람들은 지치고 말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천천히 가족의 붕괴는 시작이 되는 것과 같죠.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도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이 혼자만 열심히 아둥바둥 한다고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누군가 자신에게 계속 믿음을 주면서 힘을 주어야 한다는 것, 이미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방송 매체라던지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 사람들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어떠한 기분이 들까요? 낭패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알코올 중독이라는 것은 하나의 정신병 범주에 들어가니 말입니다. 그리고 사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은 제 정신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일단 사회적으로 그리고 생활상으로는 굉장히 불안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혼자만으로 아무 것도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함께 할 때만, 그 손을 맞잡을 때에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죠.

 

혼자서 끙끙 앓는 것도, 그리고 더 이상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숨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아이들은 어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그리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게 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상상 속에서 마음껏 날아다니다가, 결국 스스로 상처를 받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실 솔직히 말을 하는 것이란 어렵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서도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 놓기가 어려운데, 아무리 부부라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남으로 살아온 이에게 그러한 것을 털어 놓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털어놓음과 동시에 자신을 무시할 수도, 혹은 자신에게 너무나도 많은 동정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상대에게 그러한 진실을 말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서 보면, 아무리 힘든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괴로운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누군가가 꾸준히 손을 내밀어 주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은 곧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그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 결국 소통과 사랑, 또 가족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는 정말로 색다른 묘미를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10년도 훌쩍 넘은 이 영화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만큼,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해결 방식이라는 것이 전혀 구시대적인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용되고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한 사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