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고 시
시라는 장르를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에, 시집이라는 것 자체도 거의 사본 적이 없는 편입니다. 또 시라는 장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애초에 시라는 것을 난해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 무언가 함축성을 띄고 있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르이기에, 소설이나 여타의 문학 장르보다 확실히 머리가 아프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시집을 읽어보니 그러한 생각은 저의 닫힌 생각이라는 것이 다소 확실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먹이 운다]라는 시집은 그 동안 제가 알고 있던 것을 모두 뒤집어 버릴 만한 시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동안 시라는 것들은 모두, 아이고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만들어진, 한 편의 가식들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시를 모든 시의 정의로 생각을 하고, 무언가 이상이나 이념만 담겨 있고, 아니면 무조건 예쁘게만 꾸며진 것들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주먹이 운다] 속의 시들은 다소 달랐습니다. 그 속에 숨겨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서, 때때로는 소설처럼 스토리 라인을 가지며 읽는 이로 하여금 글 속으로 빠져들게도 만들고, 다른 한 편으로는 수필처럼 잔잔한 감동까지 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특히나 [용문고시텔]이라는 시는, 기존의 시들이 주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맞이합니다.
[용문고시텔]은 어떻게 보면, 시라기 보다는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상상력의 극대화와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일단 1차적으로는 그냥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를 읽고 난 후, 자신의 생각이나 혹, 뒤에 남겨져 있는, 해설을 통해서 읽는다면 1차적으로 자신이 읽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이나 모습에 대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시의 장점인 내재적인 의미 찾기는 기본적으로 깔고, 거기다가 1차적으로 바로 읽을 때까지 즐거움을 주는 시라는 것이 매우 특이했습니다.
또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는 기존의 시가 말하는 것과 또 다르게 마치 수필이 이야기를 하듯 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랬지, 나 역시 그러할 거야. 막 이러한 비슷한 감정들이 자꾸만 솟아나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나 자신과 비교를 해 가면서 읽는 것 역시 확실히 이 시집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시 그 이상의 시, 혹은 시, 그리고 시. 기존의 시와 확실히 다른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의 시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혹 시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그 누구나 상관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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