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로맨틱 피플

권정선재 2009. 11. 7. 02:00

로맨틱 피플

 

 

권순재

 

 

 

빙긋빙긋 병신마냥

무엇을 지껄이건,

웃어주던 그대여.

 

그대 곁에 있으실 적,

그대의 큰 자리 모른 채로

무시하며 괄시하고 멀리멀리 쫓았는데.

그대 곁에 없으시니,

그대의 큰 자리가 이제야 보입니다.

 

애닲으고, 서러워서,

목이 쉬도록 뒤늦게 그대를 불러 보아도

-엉 빈 하늘에 메마르고 쉰 목소리로

피비린내만이 남아 아릿하게 코 끝을 어려옵니다.

 

텅 빈 대지 위로,

빙긋빙긋 병신마냥

벙긋벙긋 붕어마냥

피칠갑 된 시체 하나 남아,

마지막 남은 그 목소리 쥐어짜 그대를,

늘 곁에서 병신처럼 웃어주시던

그대를 찾아 외칩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그대를 찾아,

피비린내 나는 목소리로,

공허한 대-지 위로 오늘도 외칩니다.

빙긋빙긋 병신마냥

벙긋벙긋 붕어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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