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로맨틱 피플 2

권정선재 2009. 11. 8. 11:55

로맨틱 피플 2

 

 

권순재

 

 

 

길을 잃었습니다.

내가 길을 잃었습니다.

그대께 가고파,

이리 길을 나서고 말았는데,

결국에는 길을 이리도 잃고 말았습니다.

 

내가 너무 멍청해서

내가 너무나 한심하여서

내가 너무나도 바보 같아서,

그대께 가는 길을 이리도 잊고야 말았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그대의 외침을 들었는데,

뒤늦게 그대의 그 고백을 들었을 지언데,

그대의 그 목소리가,

나의 귀에 고이고 다시 고여,

핏빛으로 물들고,

썩은 내가 진동을 하는데,

 

내가 길을 잃어서,

내가 길을 잃어버려서,

그대의 그 역겨움 외침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그대의 그 애타는 외침으로 다가서자 못하고,

이리 혼자 맴맴 돕니다.

 

길을 잃어서,

그대께 가는 길을 잃어서.

이렇게 혼자 바보처럼 같은 자리를 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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