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길
이름 모를 들꽃이 피어있고,
이름 모를 바람이 불어오는,
꼬불꼬불 이리저리 왔다갔다
흔들리는, 요상한 이 길로 가 보았니?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 지도 모르고,
내가 어디로 향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그 누구도 그 아무도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곳.
썩은 내가 진동을 하고,
악취가 코를 찌르지만,
어딘가 저 멀리에는 반드시,
반드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 다짐을 하며.
억지로 내 코를 막고,
내 눈을 찌르고,
두 발로 힘겹게 지나가야 하는 길.
길 옆에 들꽃은 말라 비틀어져 버리고,
내 팔의 힘줄도 말라 비틀어져 버렸다.
나팔꽃 넝쿨만 너울너울 하늘 높이 날아 오르고,
물방개 뒷다리는 이미 힘을 잃은 채 허우적.
내가 가는 이 길이,
과연 무지개에 닿아 있을까?
두려움으로 다시 한 걸음 더 내가 가는 길에 몸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