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카드
감사합니다-
학생입니다-
맹한 목소리,
무미건조한 목소리.
하루에도 수십 번.
삐- 삐-
나를 통과시키고, 통과 시키지 않는 것은
단조로운 신.호.음.
만지면 차갑게 얼어버릴 것만 같은 카드,
냉동되어 있는 그 차가운 카드에,
나의 심장도 같이 맞닿아 얼어버린다.
냉동되어 있는 그 차가운 카드에,
나의 이성도 같이 맞닿아 얼어버린다.
하얗게 서리가 어리어,
아무 것도 들을 수도 업ㅅ-고
아무 것도 볼 수도 업ㅅ-고
아무 것도 느낄 수 업ㅅ-고
혼자서 앞이 가려진 것을 느끼며,
나의 앞을 찾아서
혼자서 냉동 카드를 내밀면서 길을 찾아 헤맨다.
나를 찾아달라고,
삐- 감사합니다 소리를 듣기 위해.
차갑게 서리 서린 카드를 내밀고 앞을 더듬으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