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상실
휴대 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멈칫 하고 말았다.
잊고 있었던 너의 이름,
잊고 싶었던 너의 이름.
나에게 타는 듯한 슬픔을 주었던 그 이름이,
바로 거기,
바로 그 곳에 남아 있었다.
눌러 볼까?
말까?
실수로 누른 버튼
삐- 이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허탈함,
아쉬움.
그리고 다행이라는 생각.
너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땠을까?
너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땠을까?
두렵기도 하지만,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늘 밤은 편안히 잠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눈물을 흘리며,
마음 후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