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잊지 말아요

권정선재 2009. 11. 28. 00:20
 

잊지 말아요



권순재




잊지 말라는 말.

그 말을 할 때는 몰랐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사람이 사람에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

영원히 누군가에게 기억이 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아린,

그러한 상처인지 몰랐습니다.


헤어짐이라는 것이.

잊혀져야지만 낫는 병인 줄.

우리가 헤어지던 그 날,

그 날에 나는 진정 몰랐습니다.


헤어지고 나서야,

이제 더 이상 그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아프구나.

너무나도 아프구나.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물이 흘러, 앞을 가리지 않아도,

그렇지 않더라도 그대를 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울고 울어,

목이 쉰다고 하더라도,

그대를 볼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잊지 않았지만,

잊고 싶었지만,

잊지 못했지만,

잊길 바랐지만,


잊지 못한 그대가 내 눈 앞에 서 있지만,

나는 그대를 안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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