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피플 6
권순재
차가운 바닥.
도대체 얼마나 누워있던 것일까?
바닥에 고여있는 피가 나의 피인 것은 알았지만,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피가 흐르는 것인지,
왜 아직도 피가 흐르는 것인지,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내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나의 몸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것.
나의 몸이 딱딱히 굳어가고 있다는 것,
그저 그 뿐.
그저 그 뿐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누워있는데,
눈 앞에 구두 한 켤레가 얌전히 자리 잡는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보니,
한 여인이 내 앞에 서 있다.
불쌍한 눈빛, 측은한 눈빛.
여인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따뜻해보이지만,
햇살 같아 보이지만,
나의 외로움이 전해질까 나는 쉬이 잡지 못한다.
그렇게 머뭇거리자,
그녀는 더욱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내가 진심으로 잡기를 바란다는 표정으로,
나는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태양을 맨 손으로 붙잡았다.
온 몸 가득 퍼지는 온기에 나의 심장은 뜨거운 태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