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사람들 2
권순재
백화점은 물건을 사기 위해서 가는 곳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다.
매일매일 좁은 집은 터져나가며,
그 곳을 더욱 좁게 만들기 위해서 가는 곳이다.
항상 돈이 없다고 울상을 지으면서,
마법의 카드 한 장.
그 카드에 모든 것을 걸고 백화점을 향한다.
형형각색 불빛 아래,
빛나는 물건들에,
정신을 잃고, 백화점을 향한다.
새하얀 대리석,
친절한 직원들,
그 뒤의 모든 것들,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모든 것들,
그 모든 것을 잊은 채,
당신은 오늘도 백화점으로 향한다.
특별한 손님인냥,
특별한 고객인냥,
살랑살랑 미소를 짓는 그들의 말에 진짜인 줄 속으면서,
당신은 마법의 카드를 내민다.
플라스틱으로 빛이 나는 그 카드에,
당신의 마음은 빚이 난다.
백화점으로 또각또각 걸음으로 나오는 그대의,
양 손은 무겁지만,
그대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