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게
권순재
네 모성에 놀란다.
사람에게 죽는 것을 알면서도,
그 날개가 가녀리게 흔들리면서도,
제 아이를 배불리기 위해,
제 알들을 배불리기 위해,
그 가녀린 다리로,
그 가녀린 날개로,
두꺼운 핏줄 위로,
그 가녀린 입술을 가져가는
너의 모습은 마치 성모와도 같다.
제 아이를 위해서 희생하는 그녀의 모성애는,
세상의 그 어느 어미보다도 아름답고,
순수하고 빛나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어머니라는 이름 아래,
그 어떤 존재도,
귀함과 천함이 없을 진대,
너는 누구에게나 미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너는 그러한 미움은 신경쓰지 않고,
제 새끼를 배불리 먹이기 위해,
그 가녀린 다리로 힘든 세상을 붙잡는다.
떠밀려 날려가기 싫어,
그 가녀린 날개를 파르르 떨며,
힘든 세상에 버텨낸다.
세상에 안 대단한 어미 없건만.
너의 그 모성은 그 누구도 따를 일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