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사람들
권순재
백화점은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차가운 한파에도,
뜨거운 열기에도,
늘 백화점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백화점 안으로 열을 지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백화점 앞 계단의,
껌 파는 노파는 물끄러미 슬픈 표정을 짓는다.
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저머다 부푼 머리를 하고,
두꺼운 지갑을 가지고,
사람들은 열을 맞춰 백화점을 들어선다.
그러나 그네들의 눈에는,
껌 파는 노파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눈 앞에는
그저, 그저 진열 되어 있는 상품만 보일 뿐이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족할 것을,
그저 지폐 한 장으로 족할 것을,
모두 경멸의 시선을 건네며 생 하니 지나가거나,
애초 거기에 아무 것도 없는냥 지나간다.
노파는 세상이 더럽다. 더럽다 욕을 하면서도,
때때로 꼬물거리는 손으로, 돈을 건네는
어린 아이들 탓에 이 세상에 미련을 갖는다.
백화점 사람들은 모두 열을 맞추어 백화점에 들어간다.
자신의 돈을 쓰기 위해,
자신의 돈을 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