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백화점 사람들

권정선재 2009. 12. 1. 23:15
 

백화점 사람들



권순재




백화점은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차가운 한파에도,

뜨거운 열기에도,

늘 백화점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백화점 안으로 열을 지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백화점 앞 계단의,

껌 파는 노파는 물끄러미 슬픈 표정을 짓는다.

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저머다 부푼 머리를 하고,

두꺼운 지갑을 가지고,

사람들은 열을 맞춰 백화점을 들어선다.

그러나 그네들의 눈에는,

껌 파는 노파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눈 앞에는

그저, 그저 진열 되어 있는 상품만 보일 뿐이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족할 것을,

그저 지폐 한 장으로 족할 것을,

모두 경멸의 시선을 건네며 생 하니 지나가거나,

애초 거기에 아무 것도 없는냥 지나간다.


노파는 세상이 더럽다. 더럽다 욕을 하면서도,

때때로 꼬물거리는 손으로, 돈을 건네는

어린 아이들 탓에 이 세상에 미련을 갖는다.


백화점 사람들은 모두 열을 맞추어 백화점에 들어간다.

자신의 돈을 쓰기 위해,

자신의 돈을 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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