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어느 순간부터 휴대전화의 노예가 되고 있다.
그냥,
그냥 그렇게,
아무런 연락도 없는데 그것을 그리 손에 만지작 거리면서,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린다.
아무도 연락을 할 사람이 없는데,
그 누구도 나에게 연락을 할 사람이 없는데,
분명히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분명히 그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무의식 속에 그 속에 가둬지게 되어 버린다.
무의식 속에 그 속에 상처를 얻게 되어 버린다.
누군가가 나를 불러줄 것이라 믿으며,
누군가가 나에게 연락을 할 것이라 믿으며,
나의 몸은 천천히 차갑게 굳어간다.
한 순간 진동이,
한 번의 울림이,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 것이라고 믿으면서
그렇게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