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휴대전화

권정선재 2009. 11. 25. 00:01

휴대전화

 

 

권순재

 

 

 

어느 순간부터 휴대전화의 노예가 되고 있다.

그냥,

그냥 그렇게,

아무런 연락도 없는데 그것을 그리 손에 만지작 거리면서,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린다.

 

아무도 연락을 할 사람이 없는데,

그 누구도 나에게 연락을 할 사람이 없는데,

분명히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분명히 그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무의식 속에 그 속에 가둬지게 되어 버린다.

무의식 속에 그 속에 상처를 얻게 되어 버린다.

 

누군가가 나를 불러줄 것이라 믿으며,

누군가가 나에게 연락을 할 것이라 믿으며,

나의 몸은 천천히 차갑게 굳어간다.

 

한 순간 진동이,

한 번의 울림이,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 것이라고 믿으면서

그렇게 믿으면서.

 

 

 

 

 

 

 

'★ 블로그 창고 > 시 읽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일장 서는 날  (0) 2009.11.27
P가 피아노를 좋아하는 이유.  (0) 2009.11.26
  (0) 2009.11.24
담배 연기  (0) 2009.11.23
한 여름의 함박눈  (0) 2009.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