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한 해가 다 넘어간다.
한 해가 다 지나간다.
지난 한 해.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나는 홀로 슬퍼하며,
홀로 우울해하며,
다리를 꼬고 앉아,
와인을 들이키지 않았던가?
그 손에 들려있던 것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
당신도 나와 같다면,
당신이 나와 같다면,
지난 한 해 나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
다이어리를 뒤적였다.
그러면서 미소 지었다.
아, 이때는 이걸 했구나,
아, 저 때는 저걸 했구나.
그러다 문득 기억이 난다.
나는 여기 있는데,
너는 어디 있는가?
나는 왜 아직도 혼자인가?
너는 거기에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