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아무 것도 없이 텅 빈 공간에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그려나간다.
자유를 원하던,
저 하늘의 자유로운
하얀 새의 날개 같은 여백에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하얀 세계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 나간다.
천천히 무언가가 새겨지고,
천천히 무언가가 아로지며,
모든 것이 오늘이 될 때에,
마침내 그것은 그냥 여백이 아니라 모든 나의 삶으로 변한다.
그 누구도 부정을 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외면도 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부정도 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외면을 할 수 없으며,
투명하지 않지만 텅 비었던 그 공간에는 나의 삶이 새겨지고,
나의 삶이 담겨 있던 곳은 다시 여백을 이루어 비어 나간다.
지금까지 내가 머물던 이 자리에는 다른 이가 머물 것이며,
내가 머물던 곳에 있던 자는 또 다른 빈 공간을 찾아 다닐 것이다.
당신의 여백은 어디였으며,
나의 여백은 어디였는가?
누가 그것을 기억할 수 있으며?
누가 그것을 떠올릴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