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지하철 2호선

권정선재 2010. 2. 19. 00:00

지하철 2호선

 

 

권순재

 

 

 

뱅글뱅글 돈다.

제 자리에 앉아 있어도,

다시 내 자리로 돌아 온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다른 풍경은

나를 현혹하고

나에게 내리라 손짓한다.

 

그러나 내가 있을 곳이 아니기에,

하지만 내가 갈 곳이 아니기에,

나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는다.

 

다시 돌고 돌아서,

아무 것도 없었던

나의 자리로 올 것을 알기에

 

녹색의 망상 속에 나를 가둔다.

가만히 돌고돌아

제 자리로 돌아올 그 날을 그리면서,

내 자신을 망상 속에 가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 믿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믿지만,

사람들이 변한다.

세상도 달라진다.

 

그대가 있는 그 공간이,

과연 항상 같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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