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뱅글뱅글 돈다.
제 자리에 앉아 있어도,
다시 내 자리로 돌아 온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다른 풍경은
나를 현혹하고
나에게 내리라 손짓한다.
그러나 내가 있을 곳이 아니기에,
하지만 내가 갈 곳이 아니기에,
나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는다.
다시 돌고 돌아서,
아무 것도 없었던
나의 자리로 올 것을 알기에
녹색의 망상 속에 나를 가둔다.
가만히 돌고돌아
제 자리로 돌아올 그 날을 그리면서,
내 자신을 망상 속에 가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 믿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고 믿지만,
사람들이 변한다.
세상도 달라진다.
그대가 있는 그 공간이,
과연 항상 같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