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
권순재
잘 지냈니?
그 말이 가장 먼저 나오지 못 했습니다.
너무나도 슬퍼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고,
늘 그렇게 말을 하던 그,
나의 오래된 친구는.
이제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날개를 꺾이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하였는데,
그렇다고 하였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 친구는 나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짓습니다.
내가 마치,
마치,
무엇이라도
도울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나는 이 친구에게 손을 내밀지 못 합니다.
감히 나의 손을 내밀지 못 합니다.
이 친구가 원하는 것만큼 도움을 줄 수 없기에,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