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오래된 친구

권정선재 2010. 2. 22. 00:30

오래된 친구

 

 

권순재

 

 

 

잘 지냈니?

그 말이 가장 먼저 나오지 못 했습니다.

너무나도 슬퍼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고,

늘 그렇게 말을 하던 그,

나의 오래된 친구는.

 

이제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모든 날개를 꺾이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하였는데,

그렇다고 하였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 친구는 나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짓습니다.

 

내가 마치,

마치,

무엇이라도

도울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나는 이 친구에게 손을 내밀지 못 합니다.

감히 나의 손을 내밀지 못 합니다.

 

이 친구가 원하는 것만큼 도움을 줄 수 없기에,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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