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페이지 4
권순재
다시 또 미련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나를 좀 봐달라고,
나를 좀 바라봐달라고,
그렇게 말을 하며
아무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아프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너의 아픔이기에,
나의 아픔이 아니기에,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프고 나니,
이리 무모한 짓을 하니 알았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아팠는지 알았습니다.
10페이지의 공간이,
또 하나의 마침표가 되기 이전에,
쉼표로 다가가,
당신에게 쉴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더 이상 나를 보아달라 하는 것이 아닌,
제가 먼저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이리 손을 내밉니다.
내 손을
내 손을 잡으세요.
내 손을 잡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