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권순재
바람이 불고,
벚꽃이 나부낀다.
유난히 붉은
벚꽃이 나부낀다.
나무에서 피가 뚝-뚝-
하늘하늘 피가 흐른다.
아름답게 빛이 나는
벚꽃이라는 이름의 피가
나무에서 흘러 내린다.
잔혹한 벚꽃으로
도로가 피로 물든다.
잔인하게 사랑하며
도로를 피로 물들인다.
아름답게,
아름답게,
붉게 붉게 물들인다.
벚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무엇보다
붉디 붉은
잔인하디 잔인한
붉은 피로 도로를
차갑게 붉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