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고맙습니다.

권정선재 2010. 5. 28. 07:00

고맙습니다.

 

권순재

 

 

 

떨리는 그녀의 음성이

고맙습니다

라 말할 때,

나의 어깨는

가늘게 떨렸습니다.

 

죄송하다고,

그 동안 당신을 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리 말을 해야 했는데,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인사를

아무런 염치도 없이

가만히

가만히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말이 던지는 돌이

너무나도 커서,

너무나도 아려서,

가만히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당신께 죄송합니다.

내게 고맙다 말을 해준 당신께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당신은 내게 고맙다 하였는데,

고맙습니다라 하였는데,

나는 고마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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