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청년

권정선재 2010. 6. 4. 07:00

청년

 

권순재

 

 

 

소년은 자랐다.

청년으로 자랐다.

이제

이제 사랑을 알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청년은 새로운 사랑을 찾지 않는다.

청년이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청년의 소년 시절 빛이 나던 소녀이니까

 

더 이상 소녀는 업삳.

청년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믿지는 않는다.

언젠가,

언젠간 반드시,

소녀가 나타날 것이라

다시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청년의 앞에 있는 처녀가

소녀의 모습이란 것을 알지만,

청년은 손을 내밀지 않는다.

청년의 마음 속의 소녀는

처녀가 아닌 소녀이다.

변하지 않은 소녀이다.

 

어린 마음으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청년은

오늘도 혼자 쓸쓸히

늙은 피터팬의 미소처럼

외롭게

웬디를 그리면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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