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권순재
소녀는 자라서 처녀가 되었다.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
처녀가 되었다.
처녀의 마음은 설레며
얼굴은 붉어진다.
소년을 보며,
떨리던 그 마음은,
청년을 보며,
더더욱 설렌다.
처녀는 청년을 바라본다.
무작정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봐달라
소리도 내지 않고
그냥 바라만 본다.
처녀는 기억한다.
소녀던 시절을
그리고 추억한다.
소년의 얼굴을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
믿고,
믿고,
믿고 있지만
처녀는 다시금 미소를 짓는다.
청년이 제를 봐줄까,
자신을 봐줄까,
그리 생각을 하기에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