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녀 2
권순재
고 계집이 얼마나 젠 체를 하던지,
너도 알잖니?
내가 제 아파서 약을 구하러 나간 것을,
그런데 고새 사내를 꼬여내다니,
누가 곰보고 미련하다고 했니?
알고 있어.
그런 걸 따지지 않은 내가 미련하다,
그런데 뭐가 달라지니?
사내와 여인이 통정을 하였는데 내가 어찌 할 수도 없고
내가 가장 답답할 게다.
나도 사람인데 뭐가 달라지는 것이 없구나
그것은 사내까지 옆에 차고 있는데,
부럽다.
부럽진 않아.
그래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지 않니?
하늘에서 온 사내의 품에 안기는 게 너는 쉽다 보니?
아니다.
쉽지 않아.
너도 알고 있지 않니?
너도 우리와 함께 굴에 들어갔으니.
그런데 왜 되다 만 거야.
구미호가 뭐니? 구미호가.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고 계집이 얄미워서 죽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