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권순재
55이 되면 무언가 눈에 뜰 것만 같다.
세상이 보이고,
삶이 보이며,
공평할 것 같다.
그렇게 믿는데,
꼭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오늘 길거리에 보인 그 아저씨는
그 아저씨의 그 고집은
정말로 참담했다.
누가봐도 그 치가 잘못을 한 것이었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언성을 높였다.
꼭
목소리가 크면 이기는 것처럼
부끄러웠고
당혹스러웠다.
그 나이가 되면
그러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냥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 나이가 되어도 그렇게 어린 아이처럼,
어리광을 피우는 사람을 보니 할 말을 잃었다.
나는 그렇게 되면 안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는 모습은 너무나도 추하다.
55
어린 나이도 아닐 진대,
어찌 그리 추하게 구는 것일까?
타인의 눈이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은 나이가 되는 것일까?
내가 55이 되기 전에는 절대 모를 일이라,
두렵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