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창고/시 읽는 하루

권정선재 2010. 6. 25. 07:00

 

권순재

 

 

 

속이 안 좋아,

위장약을 먹는다.

 

소화가 되기 전

윗배의 꾸르륵하는 느낌이

한결 나아져,

너무 편안했다.

 

그런데 이제

약을 먹지 않으면

속이 더 아리고

더 더부룩하고

더 불편하다.

 

약을 먹기 전에는

그냥 참으면 되었는데

약을 먹은 후에는

참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안 되는 걸 알면서

속박인 것을 알면서,

다시 또 더듬거리면서

약병을 찾는다.

 

속이 시달켜,

속이 더부룩해져도

약을 찾는다.

 

한 순간의 위안이

잠시의 고통의 인내보다는

편안하고 쉬울 것임을 알기에,

다시금 나는 더듬이며 약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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