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권순재
외할머니께 전화기가 생겼다.
휴대전화가 생겼다.
작은 통신기가 생겼다.
나이든 노파라,
그런 것 못하시리
그리 생각을 했는데
정말로 못 하신다.
전화벨이 울리면
허둥지둥
전화가 끊길까
허둥지둥
그런 할머니의 모습에
외할머니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미소만 지어진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줄
그리만 알았던 외할머니가
마치 어린 아이의 모습처럼
허둥지둥
아이의 모습처럼
허둥지둥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평범한 그녀에게
미소가 지어진다.
아름다운 그녀에게
가만히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