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수현우 팬픽 [완]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1

권정선재 2014. 1. 10. 19:00

[수현우 팬픽] 은위 애프터 91

생각보다 강하군.”

너에게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은데.”

해랑은 비틀거리며 입가를 닦았다. 헌주는 자신이 생각을 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강한 상대임에 분명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훈련을 받은 거야? 우리 5446 부대에서는 그래도 내가 제일 강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너희 부대를 처단하는 것이 바로 내가 있는 부대의 주요 임무였으니 너 하나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래?”

해랑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버지께서 그랬단 말인가?”

뭐라고?”

아니야.”

해랑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나도 무조건 일방적인 공격이 된다면 되게 불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군.”

그런 식으로 입을 놀릴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네가 더 잘 알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뭐라는 기야?”

해랑은 입에 담배를 물고 멀리 연기를 뿜었다. 헌주의 얼굴이 살짝 굳었지만 해랑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전력으로 싸우고 있지 않은 거야.”

뭐라고?”

너를 죽이지 않을 거니까.”

간나 새끼. 그게 무슨 헛소리가?”

원류환이 부탁을 했어.”

뭐라고?”

더 이상 같은 조국의 사람끼리 남조선에서 죽고 죽이지 말라고 말이야. 나는 그 말을 따르는 거라고.”

그럼 원류환이 너의 상관인가?”

아니. .”

해랑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동무라 하더라도 보고 따를 것이 있으면 그 정도 해주는 것은 일도 아니지. 아무튼 나는 그러기로 결정을 했다.”

더러운 개자식.”

거 동무 입이 험하네.”

그런 말을 듣고 내가 감사합니다. 이럴 거라고 생각을 했나? 너를 무조건 죽이고 영웅이 될 거다.”

나를 죽인다고 그 누구도 영웅이라 해주지 않아.”

뭐라고?”

이미 조국이 너를 버린 거잖아.”

헌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위대한 조국은 우리가 여기에서 뭘 하건 그런 것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닥치라.”

헌주는 악을 썼다.

위대한 조국을 앞에 두고 그따위 소리를 하는 반역자 새끼의 말을 내가 귀담아 들을 것 같아?”

듣지 마. 그럼.”

해랑은 새끼 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

네가 뭐라고 하건 이미 조국이 너를 버렸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니가? 내가 이상한 기야?”

도대체 네가 어떻게 그러지?”

?”

리무혁 대장 동지의 아들 아닌가?”

, 아버지.”

해랑은 귓밥을 훅 불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게 뭐?”

뭐라고?”

그 양반이 내 아버지인 것이 뭐가 달라질 것인가?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는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너희들이 올라가지 않으면 리무혁 대장 동지의 위치가 얼마나 애매하고 위험해지는지 모르는 건가?”

내가 돌아간다고 해서 그 양반의 입지가 다시 좋아지지는 않을 거야. 이미 모든 것이 다 끝이 났거든.”

뭐라고?”

당신은 모르려나?”

뭐라는 기야?”

이봐요.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이미 모든 것은 다 끝이 난 거야. 조국에서도 당신을 버린 거고. 나는 진작 버려진 거고. 우리가 남조선에서 아등바등 서로를 죽이려고 노력을 해도 누구 하나 잘했다고 칭찬을 해줄 사람은 없다는 기지. 우리를 보고 멍청하다 이야기를 하면 모르겠지만 말이야.”

누가 우리를 보고?”

그러니까.”

해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손헌주. 여기가 당신의 무덤이야.”

나를 만만히 보디 말라.”

헌주는 허리춤에서 가오리를 꺼냈다. 해랑도 심호흡을 하고 가오리를 꺼냈다. 조장 급 이상이 자신의 비기를 꺼냈다는 것은 이미 둘 중 하나가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버릴 거라는 의미였다.

각오 단단히 하라우.”

당신이나 그러시지.”

해랑은 씩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앞으로 달렸다. 헌주는 옆으로 비켜나면서 손을 들었지만 해랑이 더 빨랐다.

이게 지금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속도가? 고작 이 정도로 뭘 할 수 있다는 기야?”

네가 지금 그런 식으로 입을 놀릴 때가 아닐 텐데? 지금 이 순간 바로 죽음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 천한 놈.”

해랑은 벽을 차고 높이 올랐다. 그리고 가오리를 헌주의 어깨 죽지에 박았다. 헌주의 비명이 높이 갈라졌다.

이 간나 새끼.”

욕 좀 그만하고.”

해랑은 팔꿈치로 헌주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리고 가오리를 회수하고 뒤로 한 발 물러나서 헌주를 노려봤다.

이제 그만 하지.”

뭘 그만하나?”

나는 너를 죽이고 싶지 않아.”

뭐라고 지껄이는 기야?”

엉뚱한 사람을 죽이는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나는 이제 그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소리는 지옥에 가서 하라.”

헌주가 주먹을 말아쥐자 해랑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오늘은 그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죽는 건 네가 될 기야.”

그건 아닐 텐데?”

해랑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씩 웃었다.

 






두석아.”

왜 엄마?”

뭐가 이상하다.”

달을 보던 순임이 쓴 입맛을 다셨다.

뭐가 이상한 건데?”

허한 기분이 들어.”

엄마 내일 수술을 하러 가니까 그러는 거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 다 잘 될 거니까.”

내 걱정이 아녀.”

순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 미련한 동구 자식이 무슨 일이 난 것 같다.”

동구가?”

그려.”

두석은 침을 꿀꺽 삼키며 순임을 따라 달을 봤다. 달이 유난히 붉었다.